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양국관계 사실상 단교전상태 복원/한·대만 비공식관계 수립 의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양국관계 사실상 단교전상태 복원/한·대만 비공식관계 수립 의미

입력
1993.07.28 00:00
0 0

◎옛 협정 부활… 경제교류 다시 활기띨듯한국과 대만 양국은 27일 「양측간 제반교류를 위한 비공식관계 수립 합의문」에 서명하고 양국 정부가 이를 공식 발표했다. 양측이 이같이 비공식관계를 수립한 것은 상대국에 대한 관계를 지난해 8월 단교이전의 상태로 복원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시말해 한·대만이 「양국」이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 것처럼 국가간의 수교부활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모든 교류채널을 정상화함으로써 경제·통상·문화·교민문제에서 공식적 교류가 재개됨을 뜻한다.

한·대만 양국은 이날 합의문에서 『이를 위해 기존의 협정이 정부가 아닌 기타의 형식으로 대체될 것이며 그때까지 잠정적으로 유효한 것』이라고 정부간에 약속했다. 따라서 단교이전에 한·대만 양국이 맺고 있던 12개 협정 가운데 「국가간 우호협정」을 제외한 11개 협정이 부활되게 됐으며,항공 및 해운협정은 물론 관세협정·투자보장협정 등이 다시 제기능을 발휘하게 됐다.

한·대만의 단교와 함께 대만측은 대한 보복조치로 ▲매년 30%씩 증량키로 한 한국자동차의 수입쿼타 철폐 ▲한국선박의 대만­일본간 취항금지 ▲서울­타이베이간 항공기운항 중단 ▲한·대만간 과실 구상무역 및 한국산 사과에 대한 수입쿼타 취소 등을 취했었다. 이에 대해 우리측도 상응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우리측은 7억달러의 경제손실(수출 4억·관광 3억달러)이 생겼으며 대만측도 4만5천만달러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의 경제교류는 꾸준히 증가,지난해에는 교역량 35억달러(수출 22억·수입 13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6억달러나 증가했으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교역량만도 12억3천만달러(수출 7억6천만·수입 4억7천만달러)로 단교 때보다 오히려 12.4%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양국은 이 때문에 한·중 수교로 인한 정부간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결과 단교직후부터 암중모색해왔던 「현실적 관계」 수립에 합의하게 된 것이다.

이날 합의된 주요내용 역시 양측의 경제협력문제. 즉 대만산 바나나와 한국산 사과의 구상무역 협상 및 항공기 운항 재개,자동차수출 재개,대만을 선박운항의 중간기지로 이용할 수 있는 점 등을 다시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경제협력을 위해 양국은 한국에 주한국 타이베이(대북) 대표부를,대만에 주타이베이 서울대표부를 두기로 했으며 이 대표부는 실질적으로 영사관에 준하는 권한과 편의를 부여하는 상호주의 원칙에 합의했다. 또한 상대국에 있는 교민의 지위·권익·재산을 보호하고 존중하기로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경제협력의 기반을 뚜렷이 인정한 것이다.

한편 그동안 우리측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던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대만측이 우리가 「두개의 중국」을 인정않는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을 양해함으로써 무난히 해결됐다. 대표부 명칭과 관련,당초 대만은 중화민국이란 자신들의 국호를 사용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타이베이를 쓰기로 합의했다. 한국내의 중국재산은 대사관저 등 외교적 재산에 대해선 국제법에 따라 수교국인 중국의 권한을 인정하기로 했으며 화교재산 등 비외교적 재산은 중국과 대만이 사안별로 현재의 소유주와 협의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