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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기 참사원인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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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기 참사원인 전문가 진단

입력
199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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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위험 무릅쓴 경쟁」이 주인”/정시운항 욕심에 「악천후 착륙」/지상유도장치등 부족도 “원인”/공역 지나친 세분화도 문제… 단순화 필요아시아나항공 소속 OZ733편기 추락사고로 우리의 항공교통여건 전반에 대한 문제점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원인은 무엇인지,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항공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박춘배씨(인하대 항공운항과 교수)=이번 사고의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악천후로 시정거리가 짧은 기상조건하에서 조종사가 무리한 착륙을 시도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사고지점은 반도와 바다 육지가 인접한 지형적 영향으로 기류가 불규칙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저고도 구름에 직면한 조종사의 심리적 압박감에다 기내 전파고도계에도 오차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상장비의 부족은 보다 큰 원인이랄 수 있다. 차제에 우리나라의 교통수단에 대한 기본적 인식과 미래설계의 방향을 정확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왕의 정부부처와의 협의 등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우리의 분단상황과 항공 교통수단에 대한 인식의 부족 등으로 대부분의 공항에 ILS(계기착륙 유도장치) 등 기본시설의 설치조사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상교통수단의 포화에 따른 항공교통수단의 필요성을 감안해 예산분배 등에서 충분한 고려를 해야 한다.

또 현재 너무 잘게 쪼개져있는 우리의 공역을 일관성있게 단순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공역이 너무 세분돼 이번 사고의 경우처럼 단거리비행을 할 때에도 여러 공격을 거쳐야만 한다면 그 번거로움으로 사고의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마찬가지로 예산의 문제이지만 관제사의 판단에만 운항을 맡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컴퓨터 관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해경씨(서울대 항공학과 교수)=통상 항공기사고는 조종사 실수,비행기 정비불량,기상상태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의 정확한 원인규명은 블랙박스를 분석해봐야 알 수 있으며 한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생존자가 다른 항공기 사고보다 많은 것은 착륙시점이기 때문에 고도가 높지 않았고 산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았으며 추락지점 주변에 수풀이 무성해 충돌의 충격이 분산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트엔진의 연료가 충돌충격으로 폭발하지 않은 것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제트엔진의 연료는 디젤과 등유의 중간정도의 휘발성을 갖고 있어 직접적인 화인이나 큰 충격이 미치지 않는한 폭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고처럼 큰 충돌이라는 외부요인이 가해질 때는 폭발하게 되는데 다행히도 충돌충격에 발화되지 않고 액체상태로 흘려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하보원씨(한국공항공단 항무부장)=사고원인을 한가지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세차례 착륙시도 실패후에도 회항하지 않은 것은 기장이 착륙에 욕심이 앞섰다는 일면을 지적할 수 있다.

항공사들이 그간 경쟁요인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정시운항을 강행해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많은 항공 관계자들이 빼놓을 수 없는 사고원인으로 목포공항의 열악한 착륙시설을 들고 있으나 이는 자칫 우리 실정을 무시한 일반론에만 빠질 우려가 있는 말이다.

목포공항을 비롯한 울산 속초 등 우리나라 지방공항의 착륙시설이 열악한 것은 안전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국가적인 예산부족에서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

활주로에서 전파를 쏘아 비행기를 일정방향으로 유도하는 시스템인 ILS가 목포공항에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유발했다는 설명은 당연한 일반론이지만 ILS를 국내 모든 지방항공에 설치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목포공항은 공약사업으로 건설이 추진됐었다.

항공사업은 이러한 시설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나 모든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기는 미·일 등 선진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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