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대로 국내외 36개 노선 취항/무리수 자초 이미지 크게 손상지난 88년 제2민항으로 출범,복수민항시대를 열고 비상하던 색동날개 아시아나항공(대표 박삼구)이 창립이래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B747400 4대,B767300 6대,B737400 12대,이번에 참사를 빚은 B737500기 4대 등 26대의 최신 항공기를 보유하고 4천5백여명의 직원이 국내 16개 노선,해외 20개 노선을 운항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안전하고 참신한 서비스」의 이미지를 심으며 안전운항 정시운항을 모토로 평균탑승률 70%를 기록,국민선택권을 넓히고 국적 항공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등 명실상부한 제2민항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26일의 추락사고로 아시아나의 급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출범부터 후발업체라는 약점을 안고 있는데다 각종 구조적 문제,양적팽창을 해야 산다는 강박관념에서 무리한 노선확장을 계속해오다 경영악화가 겹쳐 고전해왔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인해 직·간접 보상금 부담과 이미지 실추로 인한 승객감소 등으로 경영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며,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설립자본금 50억원으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은 92년말 누적결손금이 2천억원에 이르고 올 상반기에도 3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물론 이 적자가 항공기 구입 정비기자재 등 양적 성장을 위한 자본투자탓이지만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계속 증자를 했고 근거리 노선의 적자를 막기 위한 노선을 확장하다보니 경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무리한 3차 착륙시도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안고 있는 자체 문제에서 출발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항공기가 기상조건 악화로 착륙에 실패할 경우 대체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이 항공계의 일반적 관행이다.
그런데 3차례나 착륙을 시도한 이유가 뭘까.
무리한 스케줄과 지금까지 기록한 98%가 넘는 운항 정시율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새 기종에 대한 신뢰,무사고로 인한 자신감에 따른 악수였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부산 김해공항에서도 배풍이 불어 대한항공기는 회항했으나 아시아나항공기는 착륙,문제가 됐었고 종종 악천후 속에서도 아시아나항공기만이 운항해 우려를 자아냈었다.
또 현재 2백48명(외국인 35명)의 조종사가 26대의 항공기로 국내외 36개 노선을 주 5백52회나 운항하다보니 각 공항의 지형숙지가 미숙하고 조종사들이 국제 최대 규정시간인 한달 80시간 운항에 육박하는 과로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취항이후의 노선확장을 보면 얼마나 무모했나를 알 수 있다. 88년 12월 B737400 1대를 인수,서울부산·광주에 취항한 이래 90년 도쿄 등 6개 노선,91년 방콕·싱가포르 등 7개 노선,92년 샌프란시스코 등 10개 노선,93년 호치민 도야마 2개 노선을 확장했다. 올 들어서는 하와이까지 노선을 확대했고 중국 천진 등지에 정기성 전세기를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는 내적으로 각종 시설과 장비면에서 과감한 투자를 해 격납고 화물청사 CRS(예약정보시스템) 전문회사 운항훈련원 등을 설립,항공발전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 승객수는 취항 첫해의 6천9백명에서 지난해 한해동안 5백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5년간 수송인원이 모두 1천7백만명에 이르며 화물수송 실적도 꾸준히 늘어 올해 세계 10위권을 넘보고 있다.
아시아나는 2월17일 창립 5주년 기념식때 93년말까지 2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2000년에는 화물기 8대 등 62대의 항공기로 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그러면서 금년말이면 항공사 최소 경제규모인 3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기초시설과 노선망을 완비,94년부터는 흑자실현이 가능하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세계항공업계의 전반적 불항과 대만과의 단교,국내 사정한파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이번 사고로 악재가 하나 더 겹친 셈이다.<송대수기자>송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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