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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의 우왕좌왕/이종수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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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의 우왕좌왕/이종수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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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여객기 추락사고는 승객의 안전과 사고대비책을 최우선으로 삼아야할 항공사가 얼마나 짜임새없이 운영돼왔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우선 아시아나측은 악천후속에 여객기가 왜 무리하게 세차례씩이나 착륙을 시도했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나의 사고대응 및 수습과정을 지켜보면 솔직이 진지하고 성실한 자체경위 조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나는 사고가 발생한 26일 하오부터 시체수습이 끝난 27일 하오까지도 정확한 탑승객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당초 아시아나는 승무원 6명과 승객 1백명 등 1백6명이 탑승했다고 발표했으나 27일에야 추가로 탑승한 아이 4명이 있는 사실을 사고현장에서 알아냈다.

탑승객 명단에 아예 이름조차 없는 승객도 5명이나 됐고 명단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이 엉망으로 작성돼 유족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

회사 관계자들은 좌석없이 부모와 함께 탄 유아들이 있고 최근 공항의 주민등록증 대조가 완화돼 승객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안전운항의 기초인 승객관리조차 못하고 있음을 시인하는 격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또 사고발생 직후 『위기상황에서도 승객의 안전을 지키려는 기장의 노력 덕분에 그래도 생존자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그러나 「경영상의 손실 때문에 평소 안전회항보다는 무리한 착륙을 은연중 부추겨온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곧 『세번째 착륙 시도때는 기상상태가 좋아 충분히 가능했다』고 기장의 공을 지워버렸다.

이들은 전체 탑승객 파악과 생존·사망여부를 가리는게 시급하다는 취재진의 지적에도 『아시아나는 한국의 역사적인 복수민항시대를 열었다』고 회사홍보에 열중하는듯 했다.

사고가 나고서야 경쟁사의 사고사례를 스크랩하고 『우리 비행기는 모두 새것이어서 사고가 날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하는 회사 간부의 모습은 사고 무대책을 역설적으로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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