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시설미비 군소공항 참사불러/아시아나기 추락사고로 본 목포공항 실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시설미비 군소공항 참사불러/아시아나기 추락사고로 본 목포공항 실태

입력
1993.07.27 00:00
0 0

◎활주로 짧아 평상시에도 불안/군부대 인접 시설확충 어려움이번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는 전반적으로 시설이 취약한 군소공항의 문제점도 함께 드러냈다.

이번 사고는 약천후·조종사의 과실과는 별도로 시설이 빈약한 공항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목포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 비행장중 가장 짧은 1천5백m에 불과하다. 따라서 시계가 좋은 날에도 활주로 첫 부분에 정확히 착륙해야만 가까스로 착륙거리가 1천3백m인 소형여객기(보잉727·737·MD82)가 착륙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공항으론 여수(1천5백50m) 울산(1천5백m) 속초(1천5백60m) 3곳이 더 있다.

이들 공항은 짧은 활주로 때문에 소형기만이 운항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비슷한 기후조건에서 이곳 공항에 착륙해본 경험이 있는 승객들은 한결같이 『간이 콩알만해진다』고 얘기한다. 착륙후에도 정지를 위해 급제동을 걸어 비행기가 다른 공항보다 심하게 동요한다는 것이다.

해군공항인 목포공항의 경우 지난해 7월 개장,KAL이 먼저 취항한후 5개월만인 12월3일 아시아나가 합류했다.

염전 한가운데 세워진 목포공항은 주변에 군부대가 들어서있어 시설확장이 불가능한데다 해무가 자주 끼어 조금만 일기가 나쁘면 부근 광주공항에 착륙해야할 형편이어서 주민들의 항의를 받아왔다.

이번 사고도 넉넉한 활주로와 함께 착륙에 필요한 통신장비가 충분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

악천후로 시계가 나쁠 때 착륙에 필수적인 장비는 ILS(계기착륙시설). ILS는 착륙시 수평·수직정보를 제공하는 공항의 필수적인 장비이다. 국내 대부분의 공항에는 이 장비가 설치돼 안개 비 등 악천후로 시계착륙이 어려울 때 이용된다.

군소공항인 여수와 울산에도 간이 ILS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목포와 속초공항에는 이런 시설이 없다. 대신 TVOR(방향)과 DME(거리)만 있어 늘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ILS는 활주로 전방 3백m에 설치해야 하나 목포공항은 60m 전방에 군연병장이 있어 설치가 불가능한데다 설령 군부대가 양보한다해도 그 부분이 깊이 3m의 구릉이어서 막대한 경비가 소요된다.

속초공항 역시 앞에 군부대가 있어 설치가 불가능하다.

오히려 군비행장 시설을 이용하는 사천·예천비행장은 활주로도 길고(2천7백40m) 군레이더가 착륙을 유도,안정성이 높다.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에는 착륙대 등급분류에서 D급 이상만이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다. A급은 활주로 길이가 2천2백50m 이상으로 국내에서 김포 김해 제주 광주 대구 등 9곳이다.

B급은 2천50m 이상으로 포항비행장이 유일하며 나머지는 사고가 난 목포 등 4곳이다.

D급의 경우는 현재 보잉727,737,F28,MD82 등 4기종의 소행기가 운항되고 있다. D급 공항에서는 모두 인근 공항레이더와 간접 교신을 하고 있고 통신장비는 시계착륙에 필요한 TVOR,DMENDB(방향거리 통신장치)와 진입각도를 유도해주는 PAPI,관제통신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일반적으로 시계착륙은 고도 8백m에서 활주로가 분명히 인식가능해야 하지만 목포공항의 경우 시정거리가 2천8백m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일년에 3∼4개월 가량은 시계착륙이 어려운 가운데 무리한 운항이 계속돼왔다.

따라서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군소공항시설을 확충하고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ILS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대현기자>

□B737­500기 제원 및 성능

▲제원:길이=31.0m

폭 =28.9m

높이=11.1m

최대이륙중량=52.4톤

최대착륙중량=49.8톤

탑승자 한계=1백27명

▲운항고도:최대고도=1만1천3백m

순항고도=9천m

▲속도:최대속도=마하 0.82

순항속도=마하 0.74

▲항속시간:6시간45분

〃 거리:5,195㎞

▲엔진:종류=터보팬

최대출력=2만파운드

최대배기온도=9백30도

▲활주거리:이륙거리=1,615m

착륙〃 =1,356m

□국내 항공기 사고일지

▲1976· 8· 2=KAL707 전세화물기 이란 테헤란공항서 불시착하던중 폭발로 승무원 5명 사망

▲1978· 4·20=KAL902편 707여객기 소련 무르만스크 에 강제착륙 승객 2명 소 전투기에 피격 사망

▲1980· 2·23=KAL161편 F27여객기 진주공항서 기어 고장으로 비상창륙 13명 부상

▲1980·11·19=KAL747 여객기 김포공항 창륙중 화재로 승객 등 16명 사망

▲1981· 9·15=KAL747 여객기 필리핀 마닐라공항 이륙 중 활주로 이탈 12명 부상

▲1983· 9· 1=KAL007편 747여객기 사할린상공서 소 전투기에 피격 탑승객 269명 전원 사망

▲1984· 9·20=KBS 소속 벨206헬기 남한강 상류 상공 서 고압전선에 걸려 추락 5명 사망

▲1985· 8·24=중국 민항기 전북 이리서 불시착 조정사·주 민 등 2명 사망

▲1987·11·29=KAL858편 보잉747 미얀마 영해 상공 서 김현희 등 북한 요원이 부착한 폭발물이 터져 탑승객 115 명 전원 사망

▲1989· 7·27=우주항공 소속 S58T헬기 경북 울릉도 상 공서 추락 13명 사망

▲1989· 7·27=KAL803편 DC10여객기 리비아 트리폴 리공항 착륙중 추락 72명 사망 70명 부상

▲1989·11·25=KAL175편 F28터보기 이륙중 폭발사고 40명 사상

▲1993· 6·14=선경건설 소속 S76헬기 한강 상공서 추락 5명 사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