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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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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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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씨가 변덕스럽다. 장마철이라고 하지만 비가 줄기차게 오지는 않는다. 장마전선이라는게 본디 남북으로 오락가락하면서 비를 뿌리지만 올 여름은 지루한 느낌이 없게 벼락치듯 쏟아 붓고는 멈춘다. 그런가하면 갑자기 가을이 온듯 서늘한 가운데 눈부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 날씨가 이러니 선뜻 피서 길을 떠나기가 어정쩡하다. ◆장마는 임우라고 한다. 장마가 졌다고 하면 홍수를 뜻하는 것이다. 다행하게 지금까지 임우는 있어도 홍수는 없었다. 우리는 예부터 물난리를 두려워했다. 「가뭄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 「삼년 가뭄엔 살아도 석달 장마엔 못산다」­ 이런 속담이 나온 까닭과 고통을 알만하지 않은가. 불과 가뭄은 찌꺼기라도 남기나 물은 싹쓸이다. 재난중의 최고 재난이다. ◆장마철을 무사히 넘기면 더 무서운 태풍이 기다리고 있다. 장마가 장기전이라면 태풍은 단기전이다. 장마는 직선적이나 태풍은 입체적이다. 강풍과 물벼락이 한꺼번에 밀어 닥친다. 장마가 전면전 같다면 태풍은 게릴라식이다. 피해가 국지적이긴 해도 장마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만큼 방재대책이 어렵다. 육지와 바다가 같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태풍의 계절이 되면 기상특보가 공습경보를 연상케 한다. 진로에 따라 명암과 희비가 아슬아슬하게 엇갈린다. 「제발 이 땅을 비켜 가소서…」 이렇게 모든 사람이 한마음 되어 빈다. 태풍철은 또한 결실기와 맞아 떨어져 걱정이 더 태산같다. 한해 농사의 갈림길이나 마찬가지다. 스쳐가기만 해도 작물은 박살이 난다. ◆해마다 겪는다고 방심하거나 체념할 일이 아닐 것이다. 며칠전에 태풍 하나가 일본을 거쳐 가더니 다시 5호 태풍 오펠리아가 북상중에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태풍의 영향으로 장마가 연장될 것이라 한다. 29일께 우리나라에 영향이 있을듯하다는 예보가 새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앞으로도 몇차례 더 겪을지 모르겠으나 대비만은 철저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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