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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언론 휴전 40주년 행사 확대보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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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언론 휴전 40주년 행사 확대보도 의미

입력
1993.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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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카드」로 한­대 밀착 경계/악화된 북한관계 화해 제스처/중의 남북한 등거리 외교 전술휴전협정 체결 40주년을 하루앞둔 26일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일간지들은 하루전 북한 신의주시 맞은편 단동시에서 있은 「항미원조 기념관」 개관 기념식행사를 머리기사 등으로 비중있게 다루어 주목을 끌었다.

이 기사가 주의를 끄는 까닭은 두가지다. 우선 이 기사는 한중 수교이후 비정부 차원에서 사과 혹은 유감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중국 지도부가 여전히 한국전쟁 참전을 정당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다른 한가지 이유는 한중 수교이후 악화된 것으로 관측되었던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다시 가까워지는 조짐을 이 기사를 통해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전 참전 기념 40주년인 90년 10월24일 기공된 이 기념관 기념탑의 제자를 중국의 최고 실권자 등소평이 썼으며 기념관의 제사는 강택민총서기,이붕총리,유화청 상무위원 등 3인이 맡았다. 역시 상무위원인 호금도와 진모화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지호전 국방부장,홍학지 정협부주석 등 4천명이 참석한 25일의 개관행사에서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기념연설을 했다. 말하자면 중국지도부의 1·2·3·4세대가 고루 이 기념관 개관행사에 참여하는 「모양」을 갖춘 것이다.

호금도 상무위원은 이날 연설의 서두에서 『항미원조 전쟁은 위대한 반침략의 정의전쟁』이라고 규정했다.

호금도는 지호전 국방부장과 함께 대표단을 이끌고 27일 개최예정인 북한의 「대미 전쟁승리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당서열 제7위로 한중 수교이후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사인 호금도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그룹인 제4세대 지도부의 선두주자이자 나이도 50세로 북한의 후계자 김정일과 같다. 이런 측면에서 호금도의 방북은 중국의 신세대 지도층이 북한을 경원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도 담겨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도 앞서 중국측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바 있다. 18일 북한의 김기남서기는 인민일보 방문단을 맞이한 자리에서 『세대를 이어 양국간의 우의를 강화하자는 것이 김정일서기가 제창해온 것』이라고 강조하고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이례적으로 찬양했다. 김정일은 3월 초만해도 중국의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자본주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중국의 지도부를 직접 겨냥해 비판했었다.

북한과 중국과의 접근은 북한측 입장에서 보자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이후 중국측이 취한 역할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측 입장에서는 17일 한국이 대만과 비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키로 합의한 점이 고려된 것 같다. 말하자면 한국의 대만 접근이 자신들이 설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이른바 「북한카드」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펴는 것을 보며 느끼는 것은 한중간의 외교 밀월기가 이제 끝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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