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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행보/YS 주문인가 단독 행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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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행보/YS 주문인가 단독 행동인가

입력
199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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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중진·청와대 인사 잇단 회동/“정치복귀 노린 자구책” 시각도「최형우의 단독행동이냐,아니면 청와대의 미션인가」

최근들어 눈부시게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민자당 최형우의원의 동인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민정·공화계도 같이 안고가야 한다』 『기회가 있으면 민정·공화계도 등용될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고무돼있는 사람들은 「최형우행보」의 배경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갖가지 해석을 하고 있다.

허약해진 당력을 보완하기 위해 청와대와의 교감아래 최 의원이 일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최 의원이 자신의 위상강화를 위해 자가발전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또 최 의원이 민주계의 공감대위에 움직인다는 말이 있는 반면 과연 그가 민주계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짜 이유가 무엇이든 최 의원의 최근 움직임은 정치권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들의 대입부정 입학사건으로 총장직에서 중도하차한 이후 보여왔던 칩거와 은둔,자성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게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맹렬히 뛰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 방문에서 돌아와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 서석재 전 의원 김덕룡 정무1장관 등 민주계의 중진들과 잇달아 만났고 9일에는 민주계 인사 10명과 저녁을 함께 하며 「민정·공화계 끌어안기」를 공론화했다. 이후 10일에는 김윤환의원,18일에는 이춘구의원,20일에는 김종호 정책위 의장을 각각 만났다. 또 16일에는 민추협 국장단과 저녁모임을 가졌고 18일에는 민주산악회,21일에는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등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의 행보에 대해 『나는 누가 시켜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개혁과 당을 위해서 내가 옳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이라며 일단 「청와대 미션설」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최 의원이 이같은 자세는 『나는 김영삼대통령의 가신이 아니라 정치적 동지』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 의원은 또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이 신문인터뷰에서 「앞으로 민정·공화계도 등용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그것은 원래 내 아이디어인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 의원은 그동안 박 실장과 여러차례 만났다. 그는 김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지 않았더라도 청와대측과 충분히 교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처지이다.

이와관련,최 의원은 한측근은 『도대체 이런 일을 청와대와 의논없이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분,「사전상의」가 있었음을 은근히 내비쳤다. 그는 또 『지금 상황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은 자칫 정치적 위험성이 따를 수도 있는데 최 의원이 공연히 이런 일을 하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최 의원 자신은 『나는 김 대통령과 정치생명을 함께할 것』이라는 「동문서답」으로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민정계를 중심으로 최 의원의 행보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모든 계파가 합심해 당내 결속을 꾀하자』는 최 의원의 명분에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자신의 정치복귀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 한 민정계 인사는 『청와대로부터 모종의 미션을 받았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면서 『때문에 최 의원의 말에 「무게」가 실려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정치적 돌파구 마련을 위해 민정·공화계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민정·공화계까지 자신의 영향력하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민정계 인사는 『민주계가 민정·공화계를 끌어안는다고 하지만 도대체 최 의원이 민주계를 대표할만한 위치에 있느냐』고 「대표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민주계쪽에서는 대체적으로 『최 의원이 민주계 중진들과의 협의로 형성된 공감대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민주계 인사는 『민주계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도 없고 연배나 경륜으로 보아 김덕룡장관이 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이 중심없이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최 의원마저 뒤로 물러나 앉아 책이나 보며,한가롭게 지내는 것에 대해 청와대측에서 힐책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측에서도 『김 대통령의 뜻이 담긴게 아니라 최 의원 자신이 개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고 최 의원과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한 인사는 『원래 「YS맨」들은 YS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YS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되면 열심히 뛴다』고 최 의원의 행보를 풀이했다.

민주계 내에서도 모두가 최 의원의 최근 움직임이 「개혁을 위한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다. 수면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민정·공화계 끌어안기」를 둘러싸고 민주계내에서 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최 의원의 행보가 개혁의 이념성 논쟁과 맞물릴 경우 예기치 못할 상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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