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대부분 철시속 사재기소동/공화국 반발… 루블체계 “붕괴”러시아가 26일 자정부터 올해 이전에 발행된 루블화의 통용을 금지키로 함에 따라 모스크바 등 주요도시에서 금융공황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24일 구 소련의 루블화 및 러시아 중앙은행이 92년까지 발행했던 루블화 등 모든 화폐의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93년에 발행된 화폐와 교환토록 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시 등 주요도시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루블화를 교환하기 위해 은행으로 몰려들어 큰 혼란을 빚었으며 주요 상점도 구 화폐로 물건을 사기위한 시민들로 만원을 이뤘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상점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구 루블화를 받지 않아 몰려온 시민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집에 숨겨둔 루블화의 소비방법으로 TV 등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입함으로써 때아닌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이같은 혼란으로 가뜩이나 약한 루블화의 대달러환율이 폭락했다.
러시아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가 구 소련의 각 공화국에서 자국의 독자화폐를 발행함에 따라 못쓰게된 루블화가 러시아내로 유입돼 인플레를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빚었기 때문에 단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정부의 전격적인 결정에 따라 러시아는 물론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각 공화국에서 앞으로 상당기간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정부의 결정을 무시할 것이라며 자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구 소련 화폐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로서는 불가피했다며 앞으로 루블화를 사용하는 CIS국가는 일부로 한정되는 등 그동안 CIS를 묶어주던 루블화권은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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