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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음의 사정」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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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음의 사정」 회오리

입력
199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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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기업인 10여명 잇단 자살/일부 동정불구 국민지지 계속부패관련 기업인들의 연쇄 자살사건이 이탈리아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국영 에너지회사인 ENI사의 가브리엘레 칼리아리 전 회장이 수감중인 감옥에서 자살한지 사흘만인 23일 라울 가르디니 몬테디손화학그룹 총수(60)가 목숨을 끊었다. 「마니 폴리테」(깨끗한 손」로 불리는 이 검찰의 부패척결운동이 시작된지 19개월만에 10번째 자살자가 발생한 것이다. 검찰의 조사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도 2명이나 된다. 12명의 「본의아닌」 희생자를 낸 마니 폴리테는 이제 이탈리아 사회에서 「죽음의 사정」으로 통하고 있다. 사정돌풍에 노출된 부패기업인들이 사회의 따가운 눈총과 비난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자해행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패구조에 물든 기득권층의 우려와는 반대로 대부분의 일반시민들은 마니 폴리테의 성역없는 사정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자택에서 머리에 권총을 쏘아 자살한 가르디니 총수도 이 재계 랭킹 2위인 페루치그룹 전 회장으로 재직하던 80년대 후반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탄로나며 수사망이 압축되자 이를 비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교도소 화장실에서 비닐백으로 목을 맨 칼리아리도 ENI 회장 재직시 기민당과 사회당에 불법 정치자금 2백억리라(약 1백8억원)를 해외지사를 통해 제공했음을 검찰에 시인한후 극도의 신경불안증세를 보여왔다.

이같은 기업인들의 연쇄자살을 동정하는 측에선 서슬퍼런 사정한파속에서도 「기업인 무죄론」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치권의 뇌물제공 압력을 거스를 수 없었던 당시 최고경영인의 고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정치자금 상납사실을 시인한 올리베티사의 베네데트 회장은 『정치자금을 내놓지 않은 지난 87년 올리베티의 대정부 매출은 전년대비 20억리라가 줄었다. 그러나 다음해 10억리라를 정치인에게 바치자 매출액은 1백배로 늘어났다. 어느 기업인이 이를 마다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유력기업치고 정치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은 회사가 드물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피아트,컴퓨터회사인 올리베티,식품·화학 재벌인 페루치그룹 등 상위 20개 대기업이 정경유착과 부패혐의에 연루돼 있다.

그러나 이 검찰은 사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단절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미 정치권의 부패구조를 어느 정도 청산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7차례나 총리직을 역임한 줄리오 안드레오티 등 전직 총리 3명을 법정에 세웠고 현직 장관 6명을 사임시켰다. 게다가 부패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국회의원수는 재적의원 15%에 해당하는 1백51명에 달한다.

따라서 정치권의 사정작업을 재계로 확대,사회전반의 뿌리깊은 비리구조를 와해시킨다는게 이 검찰의 기본구상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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