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의 백59배/금보다 8.5배 비싸/소재 같아도 용도따라 가치달라/기술향상 통한 「고부가」 중요성 부각VTR는 무선전화기에 비해 1대당 가격이 보통 2.5∼3배 정도 비싸다. 그러나 무게를 기준으로 g당 가격을 뽑아보면 1g당 가격이 무선전화기는 1백60원이고 VTR가 19원으로 무선전화기가 8.4배나 비싸다. 또 보잉 747기의 가격은 16메가 D램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무게로 환산하면 가격체계는 완전히 역전돼 보잉 747기의 g당 가격이 6백30원인데 비해 16메가 D램은 10만원으로 1백59배나 높다. 4메가 D램의 g당 가격이 1만2천4백원이고 순금의 g당 가격이 1만1천7백30원이므로 단위무게당 가격으로는 첨단반도체들이 금보다는 훨씬 비싼 셈이다.
삼성그룹은 22일 이같은 내용의 「각종 제품의 g당 가격비교」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했다. 삼성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국제경쟁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상품의 고부가가치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상품의 g당 가격은 이미 단순 장치산업이 돼버린 설탕이 0.4원에 불과하고 최근 대중적으로 보급된후 대형화되고 있는 컬러TV가 7.8원,VTR가 19원이다.
단위 무게당 가격은 고부가가치화 정도가 높을수록 비싸져 무선전화기의 경우 g당 가격은 1백60원이나 된다. 보잉 747기는 일부 부품에서 최첨단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부품도 많아 g당 가격이 6백30원인데 비해 첨단의약품인 간염백신은 7백80원으로 비행기보다 비싸다. 첨단제품인 16메가 D램은 g당 가격이 10만원으로 가장 높다. 경기미를 기준으로 한 쌀은 g당 가격이 1.4원이고 석유는 0.2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고부가가치화」라는 개념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할 틀을 찾아보자는 이건희회장의 제안에 따라 이러한 분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분석은 단순한 물리적 비교라서 기본적으로 무거운 제품과 가벼운 제품들을 같이 비교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고부가가치화가 무엇인지 알기쉽게 보여주고 있다.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고부가치 정도에 따라 g당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 386 퍼스컴은 37원,노트북 PC는 7백10원,고성능 컴퓨터는 1천2백30원,슈퍼컴퓨터는 2천1백원이다. 같은 소재라 하더라도 용도에 따라 차이가 많아 세라믹의 경우 자동차엔 진용이 g당 2천원으로 가장 비싸고 인공치아가 7백30원,절단공구용이 1백원,커피세트가 10원이다. 자동차도 등급에 따라 달라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928은 g당 가격이 37원이고 벤츠 500SL은 31원,국산인 그랜저는 13원이다.
이같은 분석을 통해 삼성그룹은 『현재의 여건으로는 기초기술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팔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히고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국제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