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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연설… 잇단 당밖 나들이/이기택대표 대권행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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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연설… 잇단 당밖 나들이/이기택대표 대권행보 “시동”

입력
199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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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못지 않다” 이미지 부각 노력/비서실 확충 당내 입지 강화 나서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당밖 나들이가 부쩍 잦아졌다. 회를 거듭할수록 발걸음도 사뿐해지고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첫 검증을 받은 이 대표는 지난 20일 제주에서 열린 전경련 세미나,21일 도산아카데미 조찬세미나에 초청연사로 잇달아 참석했고 다음주에는 외신기자클럽 연설도 가질 예정이다.

관훈토론회 일정을 두달씩이나 늦춰가며 보였던 조심성은 없어지고 정통 야당 대표로서의 이미지 부각이 마냥 흐뭇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당내로 돌아오면 이 대표의 발언권은 여전히 특별한 눈길을 끌지 못한다. 21일 밤 최고위원 회의를 통해 전당대회후 1백30여일만에 국장급 이상 인사의 윤곽을 겨우 매듭지었다. 전당대회후 5개월내에 실시하기로 돼있는 부실지구당 정비는 「야권 대통합」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요원한 일이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당내에서는 『「내치」의 약점을 「외치」로 헤쳐나가는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진의가 어디에 있건 최근의 잇따른 당밖 행보는 다른 8인 최고위원이 쓸 수 없는 「대표」 지위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도력 경쟁력에서 앞서나갈 발판을 굳히는 가시적인 성과로 굳어지고 있다.

이 대표측은 이같은 「외치」의 성과를 당내로 끌어들이는데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 비서실을 조만간 확충,특보와 보좌역을 분야별로 갖춘 과거 야당 총재급으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이미 김대중 전 대표시절 「DJ 알리기」의 좋은 수단이었던 영문판 연설문집 소책자 간행도 시작됐다.

특히 지난 16일 열렸던 김동길 국민 이종찬 새한국당 대표와의 「공조회동」을 장기적으로 통합 또는 흡수논의로 끌고 가려는 이 대표의 구상은 그 진척도에 따라 위상강화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대표의 이같은 「외치」가 김 전 대표의 귀국과 때를 같이했다는 점이다.

명주 양양 보선의 승리,김영삼대통령과의 영수회담,유럽 4개국 순방 등으로 옹색한 당내 입지에서 발을 뺀 이 대표는 김 전 대표의 귀국에 쏠린 국민들의 관심을 최대한 활용하는 기회포착에 성공한 셈이다.

물론 이같은 관심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고난도의 줄타기가 필요하다.

자칫 김 전 대표에 국민들의 관심을 돌려버릴 것이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조용히 있을 경우 야당에 대한 무관심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관훈토론회에서 『김 전 대표의 정계복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계산된듯한 「실언」을 했고 제주의 전경련 토론회에서도 그냥 흘릴 수도 있는 김 전 대표의 정계복귀 관련질문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욕이 다소 지나쳐 『DJ가 정치를 재개하면 밀어줄 용의도 있다』면서 『그러나 나도 그 못지않게 잘해나갈 수 있다』고까지 말해버렸다.

이 대표는 일련의 「DJ 관련발언」을 통해 DJ에 쏠리는 국민의 관심을 자신의 입지강화에 활용하려는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의 「외치」행보가 향할 최종 목적지는 대표 위상강화를 넘어 대권후보 굳히기라고 볼 수 있다. 당내 자파세력 취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 대표로서는 일찌감치 밖에서 지도자 이미지를 굳힌뒤 이를 발판으로 당의 선택을 강요하려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대권 도전의사를 부쩍 분명히 하면서 당장의 현안뿐만 아니라 「21세기의 비전」 등을 자주 강조하는 대목에서 그런 의지를 엿볼 수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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