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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잃은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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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잃은 감사원

입력
199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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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국방 동생 문제로 대국민 신뢰·지지 흠집”/타 사정기관과 갈등·직원내사설 겹쳐 “침울”새정부 출범이후 숨가쁘게 진행된 사정과 개혁바람에 기관차 역할을 해왔던 감사원이 최근들어 침체된 분위기이다.

간부들중에는 요즘 감사원 분위기를 「사면초가 상태」라고까지 얘기할 정도이다.

율곡사업 특감이 한창이던 이달초만해도 이런 분위기는 어느 곳에서도 발견될 수 없었다.

감사원의 위상이 이같이 위축된 것은 율곡사업 특감결과 발표에서 권영해 국방장관 동생건 등 몇가지 사안이 누락됨으로써 여론으로부터 축소·은폐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그동안의 강력한 감사를 뒷받침해준 국민의 지지와 신뢰도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실무자들의 잘못으로 감사결과 발표에서 권 국방장관 동생부분이 빠져 마치 이 원장이 청와대와 군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권 장관을 비호한 것처럼 비춰졌다』며 『이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부 간부들의 소심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일부 누락사안이 「고의」가 아닌 「오판」임을 지적하고 있다.

황영하 사무총장도 『이번 감사에서 최선을 다한 노력이 국민에게 올바르게 전해지지 않은 점은 있으나 처리에 잘못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새정부 출범이후 「성역없는 감사」를 표방하며 군과 안기부에까지 감사를 실시하면서 청와대의 사정 사전조율 및 전직 대통령 조사 신중론까지 단호히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이 원장의 강인한 의지와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였었다고 할 수 있다.

권 국방장관 동생문제가 율곡사업 특감 발표이후 뒤늦게 밝혀지면서 감사원 주변에선 그동안 잠복돼있던 피감기관 및 다른 사정기관과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감사원 직원들 사이엔 그동안 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다른 사정기관에서 최근들어 예금계좌 추적 등 감사관들의 내사를 시작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전직 대통령 조사문제를 둘러싼 감사원의 단호한 입장으로 청와대와 상당한 불협화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감사원은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내부 조직개편을 통한 감사역량 강화 및 감사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원만 독주한다』 『감사 때문에 일 못하겠다』는 식의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내부분위기 일신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성과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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