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공방」 사실상 뜨거운 초반전/여 “전승기대” 야 “공조로 대구승리”대구 동을과 춘천 보궐선거 날짜가 8월12일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여야는 정부가 결정한 선거날짜를 놓고 공방을 주고 받고 있지만 이 자체가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자당은 보궐선거일 결정에 대해 『선거일 결정은 정부의 고유권한』이라면서 야당의 직접 공세를 피해 나가고 있다.
민자당은 그러나 오장섭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국가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치일정은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8·12 보선에 문제가 있는 양 논란거리를 만드는 민주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민자당은 대구 동을 및 춘천 두지역에서 똑같이 불안요인을 갖고 출발했다. 대구는 이 지역의 전반적인 정서가 민자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며 춘천은 고르고 고른 끝에 결정한 후보가 지역엘리트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민자당은 엄살로 보일 정도로 이번 보선에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의 경우,측면지원에 나선 인근 의원 및 위원장들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듯 잔뜩 움츠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당 및 무소속의 후보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판세가 어느 정도 드러나자 은근히 「전승」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자당은 우선 두 지역 모두 노동일(대구 동을) 유종수후보(춘천)에 필적할 뚜렷한 상대후보가 없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또한 후보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원론적 입장에서도 여유를 찾고 있다.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대구의 경우 이 지역 여론이 「TK 소외」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곤 있지만 야당에 표를 몰아줄 정도는 아니라는게 민자당의 판단이다. 여권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소속 김용하씨의 경우도 조직이 점차 흔들리고 있어 위협적이지는 않다는게 민자당의 주장이다.
○…8월 보궐선거에 대한 민주당 전략의 호흡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여당이 선거날짜를 「일방지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보이콧」까지 거론해가며 12일 선거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혀온 만큼 여권의 이 결정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는 민주당이 나름대로 이번 보선에 승산을 걸고 있었음을 반영해주고 있다. 민주당이 12일 선거를 반대하는 이유는 이 시기가 혹서기의 휴가철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는 선거불리를 느낀 여권이 고의적으로 무관심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일단 선거시기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야당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데 우선적으로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이번 보선을 유리한 조건에서 맞게 됐다고 보고 있다. 우선 대구의 경우 반YS 반민자 정서가 널리 퍼져 있다. 또 춘천에서는 명주·양양에서의 승리가 강원지역 공략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특히 민주당은 김영삼대통령의 사정·개혁바람이 마구 몰아치던 지난 2차례의 보선과 이번은 판이하다고 믿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대구선거가 여러 측면에서 정치적 비중과 상징성을 갖추었다고 보고 이 지역에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국민당과의 공조를 통해 국민당 소속 이 지역 의원들을 집중 활용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대구에 공천한 안택수 전 보사부 대변인이 정통 TK 출신이라는 점은 민주당이 현지 정서와 상대후보들을 면밀히 파악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무소속 후보들의 돌풍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본격화 단계로 접어들면 정당대결이 뚜렷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춘천은 당내 개혁그룹이 발벗고 나서 지원을 펼 예정이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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