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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마」 조약비준 막바지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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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마」 조약비준 막바지 진통

입력
199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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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적극 통합안 표결 부쳐/가결땐 메이저정부 파국위기마스트리히트 유럽통합 조약의 최종 비준을 앞둔 영국 정계가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에 휩싸여 있다. 23일 상오 8시(현지시간 22일 밤 12시)께 실시되는 하원 표결은 최악의 경우 존 메이저 총리의 퇴진과 총선거 등 극단적인 상황마저 유발할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표결은 구체적으로 「영국정부가 마스트리히트조약중 사회정책조항에 참여하는 상태로 조약을 비준하자」는 노동당의 동의안에 관한 것이다. 사회정책조항은 노동자의 권익보장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영국은 마스트리히트 정상회의 당시 이 조항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예외를 인정받은바 있다.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조약비준을 못마친 영국은 1년반동안의 지리하고 힘겨운 내부진통끝에 사실상 의회에서의 비준절차를 마치고 여왕의 재가까지 받아 정부가 공식 비준을 하는 요식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노동당의 동의안은 사회정책조항을 정부가 수용하지 않는한 요식절차를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표결결과는 전혀 예측불허이다. 지금까지의 역학구조로는 정부가 패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집권 보수당은 하원에서 3백32석을 차지하고 있어 야당보다 18석이 더 많지만 유럽통합에 결사반대하는 당내 반란파가 전략적 차원에서 노동당안을 지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수당내 통합반대파는 약 30명선. 대체로 적극적인 유럽통합을 지지하는 야당측이 모두 노동당안에 찬표를 던질 경우 보수당내 반란파중 10명만 이탈해도 가결이 가능하다. 야당중 북아일랜드 연방주의당 8명이 정부의 회유와 설득에 넘어가더라도 당내 19명의 반란으로 집권 보수당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메이저 총리는 표결을 하루 앞두고 반란파 의원을 일일이 접촉해 설득을 시도했다. 정부 각료들은 북아일랜드 연방주의당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흥정을 분주하게 벌였다. 이 두그룹의 표가 영국 정국의 풍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나 뚜껑이 열리기전까지는 향배를 점치기 어렵다.

노동당안이 부결된다면 영국정부는 마스트리히트조약 비준을 모두 마치고 홀가분하게 실질적인 유럽통합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결될 경우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다.

이 경우 메이저정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세가지이다. 즉 표결결과를 무시하고 비준을 강행하는 것,결과를 받아들여 사회정책조항을 수용한 상태로 비준하는 것,조약비준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것 등이다. 어느 하나 쉬운 선택은 아니다. 특히 뒤의 두가지는 메이저의 지도력은 물론 정치생명마저 단번에 끝장낼 수 있는 방안이다.

메이저는 표결에 질 경우 첫번째 안을 택할 것임을 20일 시사했다. 그러나 의회의 표결결과를 무시하는데 따르는 정치적 부담과 압력,야당과 여론의 반발이 커질 것임은 분명하다.

이를 덜기 위해 신임투표를 의회에 부칠 것이나 반란파들이 다시 반기를 들 경우 불신임과 의회해산 및 총선거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은 메이저정부에는 운명의 날인 셈이다.<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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