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16일 분규발생 36일만에 일단 극적으로 타결된데 대해 양팔을 들어 환영한다. 오는 23일 조합원 총회에서의 가부투표를 남겨두고는 있지만 일반 조합원들도 타결안을 수용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이번 타결이 비록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비상상황 아래서 이뤄진 것이긴 해도 어디까지도 노사 당사자간의 자율적인 결과라는 것을 높이 사고 싶다.현대자동차의 노사가 「마지막단계」에서나마 상호 양보,대타결을 이룩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린데 대해 양당사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특히 노조측이 과거와는 달리 파국보다는 평화적 타결을 선택한데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현대자동차 노조와 그 집행부는 이번의 자율타결로 불법파업공권력 개입집행부의 와해조업재개 등으로 반복돼온 「악의 순환」을 차단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조합원 3만5천명이나 되는 한국 굴지의 규모와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공업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는 책임의식을 보여줬다 하겠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협상력의 성숙을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외부세력」이나 「재야노조」 등 「제3자」의 조종을 받는다는 인상이나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이번의 대타결로 지금까지 쟁의중에 보여줬을지도 모르는 대결의 감정적 앙금을 말끔히 씻고 공생공존의 협력체제를 굳혀갈 것으로 확신한다. 비온뒤에 땅이 굳어지고 싸운뒤에 우정이 두터워지지 않는가.
이번 현대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타협안은 ▲기본급 4.73%(3만1천5백원) 인상 ▲수당 1만9천원 ▲상여금 6백50% 지급 ▲주택지원자금 1백50억원 출연 등이다. 회사측이 수당 및 주택지원자금 등을 인상,증액한 대신 노조측은 해고자 복직,퇴직금 누진세 등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 양보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단독으로 또는 다른 계열사 노조들과 연대해서 「힘」을 과시했고 그들의 요구관철을 위해 노력을 다한 결과다.
대결보다 타협을 선호한 현대자동차 노조의 이성은 아직 쟁의를 계속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 노조들에게도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 남은 계열사 노사들이 타결을 짓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그룹 노사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한국공업의 메카인 울산지역에 산업평화가 조속히 회복될 것을 기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중공업 등 주요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의 노동쟁의는 「연례적」일뿐더러 일단 발생했다하면 노사 당사자,협력업체,울산시와 국민경제 등에 미치는 피해가 가공할만 했다. 현대그룹과 계열사는 현대자동차 노사의 이번 자율타결을 계기로 그룹차원이든 계열사 차원이든 시간을 갖고 노사 합동으로 산업평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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