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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인색한 노사/박정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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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 인색한 노사/박정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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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이상 끌어오던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했던 쟁점에 잠정합의,수습국면으로 급선회했다.지난 7일에 이어 21일 또다시 전면파업을 벌여 투쟁강도를 높이려했던 현대자동차 노조는 정상조업과 함께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마지막 변수가 남아있지만 파국으로 치닫던 분규는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분규해결의 실마리는 긴급조정 결정이 제공한 결과가 됐다. 극약처방이라는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정부의 강공책이 먹혀든 것이다. 물론 최대무기인 단체행동권을 박탈당한채 직권중재라는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노조와 회사측이 유일한 대안인 협상테이블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현대자동차의 노사분규 진행과정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긴급조정 결정이 내려져야 할 상황에 몰리기까지 과연 노사가 성실한 대화노력을 다했느냐는 점이다.

정부의 긴급조정 결정방침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19일 저녁에야 노사는 처음으로 일과시간이후 협상을 했다.

20일 긴급조정 결정이 내려지자 다음날 새벽까지 철야협상을 벌여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노조측은 지난달 16일 쟁의행위를 시작한 이후 분규로 인한 경제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철저히 일과시간 이후와 휴일의 노사교섭을 거부했다. 회사측도 부분파업이 시작된지 보름이 지나서야 1차 임금인상안을 내놓았다. 분규를 한달이상 끄는 동안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시간은 파업시간을 합친 것보다 적었다.

교섭은 일단 노사가 마주 앉아야 하고 어려운 협상일수록 오랜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파업은 노조가 행사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이지만 파업만으로 교섭타결을 얻어낼 수는 없다.

긴급조정권 발동 하루만에 잠정합의에 이른 현대자동차 노사는 이제 긴급조정 결정을 초래한 자신들이 대화노력 부족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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