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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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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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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중화민국(ROC)으로 불러주고 있는 나라는 몇이나 될까.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를 한 나라중에는 적어도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미국,일본 등에서도 중국과 수교할 때 대만과는 국교를 끊어야 할 정도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철저하게 적용되었다. 작년 8월 한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대만을 중화민국이라는 정식 호칭으로 불러주는 나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영사관계를 맺고 있는 라트비아 나우루 등 2개국과 통상대표부를 두고 있는 피지 앙골라 바레인 리비아 쿠웨이트 요르단 등 14개국에 이르고 있다. 중국과는 대사급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들이다. ◆대만은 한­중 수교이후에도 그들의 국기를 한국땅에서 계속 펄럭임으로써 말썽을 일으켰었다. 지금도 그들은 단교에도 불구하고 중화민국이란 국호사용과 국기게양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무리한 요청이다. 아마도 과거의 우정을 생각해서 그런 주장을 펴는 것 같지만 들어줄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다. ◆양국간의 특수한 우호관계가 아무리 강했다 할지라도 국제관례와 국제법의 상식을 무시할 수는 없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의 생각도 살피지 않을 수 없는게 한국의 처지다. 1년전 단교를 먼저 선언했던 대만의 섭섭한 감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감정을 이성으로 바꾸어 대만이 이해해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양국관계에 감정이 지배했던 지난 1년간 두나라는 서로가 손해밖에 본 것이 없다. 비자발급이 여의치않고 비행기조차 뜨지 않아 인적교류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양국간의 무역거래는 더 늘었다. 인적교류는 막혀도 물적교류는 활발했다는 증거이다. 때마침 대만이 관계회복을 위한 외교협상을 먼저 제의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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