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본회담은 1시간만에 끝나/미 대표단 지친듯 “어려웠던 협상”○…16일 2차 회담이후 후속회담 재개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막후 절충을 계속해온 북한과 미국은 미측이 설정한 협상시한인 19일 하오 7시(한국시간 20일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3차 회담 개최에 합의한 듯하다.
미 대표부의 래리 테일러 대변인은 회담 개최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한국기자단에게 느닷없이 하오 8시30분까지 대표부로 나오도록 일방 통보했다. 그는 회담이 열리느냐 깨졌느냐를 묻는 기자들에게 『와보면 안다』고만 말했다.
이와달리 뒤이어 전화문의를 받은 북한측의 한 관계자는 『7시부터 회담이 시작된다』고 확인해줬다.
미 대표부는 하오 7시께 1시간뒤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알려 회담재개를 비로소 밝혔는데 이 시간은 양측 수석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미 3차 회담을 시작한후여서 이날 회담재개가 협상 막바지에 가서야 간신히 합의됐음을 알게 했다.
○…북한과 미국은 이날 제네바 시내 한 호텔에서 종일 실무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양측은 함구로 일관했다.
미측은 그러나 하오 5시가 조금 지나면서 『최종결정은 아직 안났지만 7시 이전에 합의가 안 이뤄지면 오늘 회담은 없다』고 말해 곧 판가름이 날 것임을 비췄다.
○…이날 양측 실무자간 협상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난항을 보였다. 양측은 당초 3차 회담을 19일 열 것을 기대했으나 전날인 18일까지도 회담 개최에 합의하지 못하자 회담이 결국 결렬되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양측은 이날 회담재개를 위한 협상 시한을 낮 12시에서 하오 2시,다시 하오 5시30분으로 여러차례 연장함으로써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비췄다.
○…3차 회담은 본국 정부의 훈령을 받고 절충에 임한 실무자급 협상에서 사전 정지작업이 있었던 덕분에 정작 회담이 열리자 그전까지의 오랜 진통과 달리 1시간만에 끝났다.
3차 회담의 극적 합의는 2차 회담이후 이견 절충이 안된 상태에서 다시 대표단이 만나봤자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실무자끼리만의 접촉이 거둔 성과다.
북한 대표부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간에 매이지 않고 밤늦게라도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회담재개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미 대표부도 비슷한 입장을 밝혀 양측 모두 이날중으로 반드시 회담을 재개해 2단계 회담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하오 8시50분께 강석주 북측 수석대표는 상기된 얼굴로 회견장에 들어와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의의를 길게 설명하고 막상 질문은 2개만 받고 퇴장했다.
그는 북한은 핵문제에서 시종일관 입장의 변화가 없었다고 말하고 이번 회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정성 등 그들이 제기한 문제가 받아들여진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특파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바로 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양측은 회담 타결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따로 가졌다. 갈루치 미측 수석대표는 강 대표가 퇴장하자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북한과 IAEA간의 협상재개가 갖는 의미를 주로 강조,북한으로부터 사찰수락 약속을 확실히 받아내지 못한 것을 의식하는듯 했다. 또 북한의 IAEA 공정성 문제 제기에 대한 질문에는 북한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북한에 직접 물어보는게 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대표단으로부터 회담결과를 설명받은 한국측 한 관계자는 미국대표단이 북한과 협상하느라고 파김치가 된듯 피곤했다. 미국 대표들은 북한과 회담하기가 얼마나 진을 빼는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고 그는 말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제네바=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