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금 종전안 고집… 밤새 설전만/막바지 협상 「현대자」 주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금 종전안 고집… 밤새 설전만/막바지 협상 「현대자」 주변

입력
1993.07.21 00:00
0 0

◎“회사 무성의” “타업체 고려” 맞서/노 “경찰투입땐 연대 전면투쟁”/검찰 공안부장 주재회의등 부산현대자동차 노사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20일 3차례에 걸쳐 연쇄협상을 갖고 자율적 해결을 위한 막판 타협을 시도했다. 이날 양측은 종전 입장을 대폭 수정한 타협안을 제시,협상전망을 밝게 했으나 밤 10시까지 진행된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진통을 거듭했다.

▷울산 현지◁

○…이날 하오 8시40분부터 속개된 임금협상은 노사 양측이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채 1시간20분만인 하오 10시께 별 소득없이 끝나 비관적인 분위기가 팽배.

윤성근 노조위원장은 협상이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노조는 최후까지 자율협상에 의한 타결을 위해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회사측의 무성의로 결렬됐다』며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고 선언.

회사측 교섭위원인 김판곤상무도 『협상이 이뤄진 1시간20분중 40분간은 휴회했다』고 막판 협상분위기를 전달한뒤 『회사측이 최종 제시한 임금인상은 동종업체에 비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며 협력업체 근로자의 임금수준도 생각해야 한다고 노조측의 임금 양보요구를 설득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

○…노조는 하오 5시40분께 주간 협상을 마친뒤 곧바로 노조사무실 앞에서 긴급 대의원 간담회를 개최.

대의원 2백80여명 대부분이 참석,막판 협상에 대한 노조원들의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대의원 간담회에서 윤성근위원장은 『회사측의 불성실한 협상태도로 협상에 별 진전이 없다』며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경찰이 투입되면 즉각 전면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

노조는 21일 상오 4시까지 노사 최종협상을 계속한뒤 협상결과에 따라 중앙투쟁위 전체회의를 열어 「총파업 돌입일」로 잡혀있는 21일의 쟁의일정을 논의할 예정.

○…회사측은 노동부로부터 받은 긴급조정권 발동 결정공문을 확대 복사,정문 등 10여개 출입문과 회사 곳곳에 게시한데 이어 『노조는 정상조업에 임하여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유념해 달라』고 공고문을 부착.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과 관련,이날 하오 2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금까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도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것은 노조의 인내와 자율적 해결노력을 무시한 처사』라며 긴급조정권 발동을 비난하고 『만약 현대자동차를 비롯,현대 계열사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연대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최승부 노사정책실장은 하오 1시15분께 본관 2층 소회의실에서 김성원사장에게 긴급조정권 발동 결정공문을 전달한데 이어 10분후 노조사무실로 찾아가 염경세 노조부위원장에게도 전달.

최 실장이 공문전달을 위해 노조사무실에 도착하자 일부 노조원들이 흥분해 고함을 질러 공무원 전달장소를 세차례나 옮기는 등 진통.

최 실장은 노사 양측에게 공문 전달을 마친뒤 기자회견에서 『긴급조정이 결정되었으므로 지금부터 노사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며 『중앙노동위가 조정에 나서기전인 20일중 마지막 교섭을 통해 자율적으로 타결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울산=박재영·박상준·정재락·목상균기자>

▷관계부처◁

○…이날 상오 11시 발표된 이인제 노동부장관의 긴급조정 결정 발표문에는 「무능」 「불면의 밤」 「슬픈 심정」 등 이 장관의 심경을 알려주는 말이 문장마다 섞여있어 눈길.

이 장관은 발표문 낭독에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시종 어두운 표정에 가라앉은 목소리로 핵심을 비켜가는 답변으로 일관했는데 이같은 모습은 평소 자신과 소신에 가득차 있던 모습과는 대조적.

실무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날 상오 울산 현지에서 올라오는 노사협상 소식이 매우 진전된 것으로 알려지자 『긴급조정 결정이 극약처방답게 조기에 약효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이제 주사위는 노사 당사자에게 던져졌다』며 『그간 장관이 2번,1급이 4번,과장·국장은 수도없이 현지에 내려가 중재했는데 긴급조정 결정이 내려지도록 협상을 끌어온 이유를 스스로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

○…새정부 출범이후 「신공안정책」에 따라 노사분규에 공권력 동원을 자제해온 검찰은 정부가 현대자동차에 대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결정하자 20일 상오 9시부터 3시간여동안 최환 대검 공안부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부산.

최 공안부장은 하오에는 노동부 경찰 등 관계기관 실무자들과 모임을 갖고 현대 노사분규 해결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

○…경찰청은 긴급조정권 발동 직후 부산 등 울산 인근지역 15개 중대를 현대 계열사 주변에 증원 배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

김효은 경찰청장은 『긴급조정권 발동후의 불법행위·다른 계열사의 동조시위·현총련 등 외부단체 가세 등에 대비,질서유지 차원에서 병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