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도 병원임명서 직선으로오랜 세월동안 나병환자들의 고통과 한의 유배지였던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는 민주화와 자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원장 이충경)은 지난 6월 직원지대와 환자지대를 경계지어온 출입통제초소 제2안내소를 철거했다.
이 안내소 폐쇄로 환자들은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소록도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이로인해 지금까지 피수용자와 감시인의 관계였던 환자와 직원간의 대화가 늘어나는 등 상호신뢰도가 급속히 높아졌다.
병원측은 환자들의 외출외박 절차도 대폭 완화,환자들이 거의 제한을 받지않고 배로 5분거리인 녹동포구에 나가 면회온 가족들을 만나거나 세상구경을 할 수 있게 했다.
소록도에서 6백m 떨어진 녹동에는 환자들을 받아주는 음식점이 있어 외출나온 환자들이 이곳에 몰린다.
병원측에서 환자마을의 이장들을 임명하는 것도 앞으로는 환자들이 직접 선출토록 했다. 병원측은 또 환자들의 요구나 고충상담을 위해 각 마을에 직원들을 배치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11년째 근무중인 간호조무사 서판임씨(33·여)는 『제2안내소 폐쇄 등의 조치는 환자들에게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있다는 안도감을 주고있다』고 말했다.
소록도에는 현재 1천2백63명의 환자가 살고있다. 환자들은 나병의 원인균인 나균의 보균자가 없어 전파력은 없어졌으나 이미 나균에 손상당한 피부나 신경의 훼손때문에 불구가 돼 이곳에서 지내고있다. 때문에 소록도병원측은 나균치료보다는 나환자들의 합병증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환자 평균연령이 67세로 고령화된데다 치매환자가 늘어 간호사 1백여명이 환자들의 수발에 정성을 쏟고있다.
병원측은 치매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치매병동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나 48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지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다. 현재 매년 1백20∼1백30명의 환자가 고령으로 숨지고있어 자연감소율이 10%가 넘고있다.
1916년 5월 전남도립 자혜의원으로 출발한 소록도병원은 한때 수용인원이 6천여명이나 됐었다.
이제 1백35만평의 소록도는 이전의 어두운 이름을 역사의 뒷장에 남기고 빼어난 자연경관과 더불어 고령 나병환자들의 안식처로 탈바꿈해 가고있다.<소록도=강진순기자>소록도=강진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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