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천병규형,이 무슨 비보입니까!형께서 사랑하는 부인 자녀 친지와 수많은 친구들을 버리고 유명을 달리하시다니 정말 가슴이 터지는듯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형은 나와 조선은행,한국은행 등 같은 직장 혹은 유사한 분야에서 50여년간 계속 고락을 함께 한 친구입니다.
명석한 머리와 탁월한 재능에 덧붙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호방한 기상,개활한 아량,솔직하고 담백한 성품,의협심,착한 천성,재치와 해학,온정,그리고 「멋」을 두루 지니신 형을 아는 만인으로부터 경애를 받았고 우리나라 건국이래 각계의 중직을 역임하셨습니다.
1959년 한국은행 부총재직을 필두로 재무부차관,은행감독원장,재무부장관 등 금융 및 재정계의 요직을 맡으셨고 이 기간중 「BK」라는 애칭으로 형은 세계금융계에 이미 널리 알려지셨습이다.
그후 형은 아시아개발은행의 우리나라 초대 상임이사,태국 라오스 및 스위스대사로서 국제무대에서 그리고 이어서 국회의원으로서,근자에는 백상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정열을 끊임없이 불태워 왔습니다.
동백형이 금융재정계를 비롯하여 외교·입법·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세우신 혁혁한 공적은 너무나 주지의 사실이기에 중언은 하지 않겠습니다. 형은 헤아릴수 없는 친구들이 가식이 없고 확고한 신념을 지닌 청렴결백의 표본으로 삼았으며,친화력이 뛰어난 국제인이었으며,풍류를 아는 「멋쟁이」 「작은거인」이셨습니다. 형이여! 어찌하여 흠모하는 그많은 친구를 두고 떠났습니까. 나라일을 걱정하는 형이 아직도 오랜 세월을 두고 하실 일이 많았는데 이렇게 떠나야만 했습니까. 형이여,하늘나라에서 천마를 달리며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주시고 보살펴주소서.
1993년 7월19일 민병도 한국은행 동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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