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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개입」 막을 협상력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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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개입」 막을 협상력을(사설)

입력
199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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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대그룹 울산소재 계열사들의 노사분규는 이제 마지막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노사가 금명간 타협치 못하면 노동부장관의 긴급조정권 발동 등 정부개입이 확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전면 파업하겠다고 위협한 21일 긴급조정권이 발동될지 모른다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현대자동차,중공업 등 현대그룹 관련 계열사 노사간 자율협상의 시한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노사자동차 노사는 19일 회사측이 제시하는 임금 및 단체협약 등에 대한 일괄 협상안을 놓고 절충을 벌일 계획이라 한다. 우리는 우선 노사 양측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 기회를 결코 상실치 말 것을 촉구하고 싶다. 노사 양측은 여론과 정부 모두가 분규의 지속으로 국민경제가 계속 피를 보고 있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정부가 간섭하는 경우 결과가 노사 양측에 다같이 달갑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대그룹 관련 계열사의 노사 사이에 상호 불신의 벽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허물기가 어려운 불신이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자율적 타결의 새 전통을 세우는 의미에서 이번만은 서로 이성있는 양보를 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어느 쪽에서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산층 국민들 가운데는 노조측이 보다 신축성있게 대응해주는 것이 어떤가하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사용자측의 양보를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여론들도 상당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올해들어 지금까지 체결된 일부 대기업 노사간의 임금·단체협약들을 보면 현대자동차,중공업 등 현대계열사 노조들의 요구조건의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된 같은 현대그룹내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해서도 그렇다.

또한 쟁의중인 현대그룹 계열사의 노사타협을 어렵게하는 것은 현총련(현대그룹 노조총연합회)의 인정문제와 해직자의 복직문제라고 한다. 사용자측은 현총련의 불인정을 고수하고 있으나 그룹 회장이 계열사 노조위원장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협상을 촉구하는 선까지 접근하고 있고 해직자 복직은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노사측이 현총련과의 협상,해직자의 전원 원상복직 등을 이번에 완전 매듭짓겠다고 완강하게 요구한다면 사용자측의 이해관계나 현행도 노동관계법으로 보아 무리일 것 같다.

노조측은 이번에는 공권력 개입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법의 준수에 각별히 유의한 것이 돋보이고 있는데 협상능력도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협상에서 정치력이 요구된다. 「힘겨루기」나 강경일변도는 지금껏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노조의 좌절로 끝났다. 노조가 돌파구를 여는 용기와 지혜를 보여줬으면 한다. 그것이 길게 보면 이기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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