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가격등 불기보다 열세/“왜 P3C 택했나” 규명안돼/미·불 정부 치열한 로비전… 국내 커미션만 32억대검찰이 이종구 전 국방장관 등 5명을 구속하고 8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선에서 율곡사업 비리수사를 종결하자 무기체계 선정을 둘러싼 본질적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특히 사업비 규모에서 KFP(차세대전투기) 사업과 잠수함·구축함 건조사업에 이어 네번째로 사업비 7천억원에 가까운 대잠초계기사업은 가장 로비가 치열했던 것으로 밝혀져 검찰수사가 핵심을 비켜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관련기사 5·22면
미국 록히드사의 P3C(오리온)와 프랑스 닷소사의 ALT(아틀랜틱) Ⅱ가 경합한 대잠 초계기사업은 차세대전투기사업을 능가하는 치열한 로비전끝에 90년 12월 P3C기로 결정됐다.
세계군수업체 랭킹 5위인 록히드사와 프랑스 최대의 군수업체이자 미라주전투기 생산회사인 닷소사간의 경쟁도 치열했지만 양국정부까지 가세,프랑스에서는 미테랑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한 국방장관이 지원차 방한했는가 하면 미국측에서는 그레그 전 주한대사가 앞장섰으며 두회사의 국내대리인으로 P3C는 (주)대우가,ALTⅡ는 해태상사가 각각 맡아 사운을 걸고 경쟁했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주)대우가 1억2천만원을 로비자금으로 뿌린 의혹이 부각됐지만 선정과정을 아는 사람들은 『그정도 자금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무기전문가들에 의하면 P3C와 ALTⅡ는 이미 60년대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에 배치될 대잠초계기 선정때 경합을 벌였으나 P3C는 초반에 탈락했다.
국제무기전문가들은 국방부가 P3C를 선정하자 성능이나 가격 기술이전 등 면에서 ALTⅡ가 유리했으나 로비에 밀려 번복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것이다.
ALTⅡ는 프랑스의 적극적인 판촉공세로 기술이전 효과가 기대됐고 성능면에서도 P3C에 결코 뒤지지 않는 상태다.
더구나 P3C는 87년 9대가 생산된 이후 생산라인이 폐쇄됐었다. 결국 우리나라 해군이 주문한 8대의 생산을 위해 록히드사는 생산라인을 복원해야 했고 우리나라는 엄청난 추가비용 부담까지 감수해야 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P3C의 구입계약을 맺으면서 8천만달러의 공장재동가동비용을 부담했는데 계약후 2년이 지난뒤에야 제작에 들어가 그만큼 실전배치도 늦춰지게 됐다.
또 조달본부가 89년 12월 국제경쟁입찰에 부쳤을 때 록히드사는 공장 재가동비를 요구,가계약조차 맺지 못한채 탈락했었다.
그러나 록히드사는 당시 김종호 해군 참모총장 등의 적극적인 후원과 미국정부의 로비공세로 입찰기회를 5차례나 더 얻어 선정됐다.
심지어 90년 12월10일 프랑스 국방장관이 방한,마지막교섭을 하기로 예정된 몇시간전에 이종구 당시 국방부장관이 P3C 대잠초계기로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했을 정도로 정부는 대잠초계기 선정을 쫓기듯 결정한 인상마저 주었다.
우리정부가 도입키로한 P3C기는 모두 8대로 대당가격이 8천2백49만달러에 후속 지원장비 가격을 포함하면 사업비는 총 8억4천1백62달러(6천8백억원)나 된다.
P3C의 국내대리인(주) 대우가 중개수수료(커미션)로 받게된 금액만 4백만달러(3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잠초계기는 잠수함킬러로 불리는데 구축함이 하루동안 운항,탐지할 수 있는 해상정보를 10분만에 수집할 수 있다.<박정태기자>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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