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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불만층 「목소리」에 긴장/합참회식 이충석소장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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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불만층 「목소리」에 긴장/합참회식 이충석소장 파문

입력
199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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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일방매도 당하는데 수뇌부 뭘하나”/하나회출신 이 소장,인사에 비판제기/개혁진통속 이상기류 드러나군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합참의 장성회식 자리에서 합참작전부장 이충석소장(육사 21기)이 일련의 군 인사에 불만을 표출하자 국방부가 지난 16일 이 소장을 보직해임하면서 얼마전부터 군내부에서 감지되던 이상기류가 드러나 새로운 파문으로 커져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음식점 사파리가든에서 이양호 합참소장급이상 간부 20여명이 참석한 이 의장 취임축하 상견례때 생겼다.

하오 7시 장성들이 삼삼오오 별실에 모이기 시작,이 합참의장의 건배로 시작된 회식은 처음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술이 두어순배 돌고 화제가 율곡사업 감사 등 최근 군에 불어닥친 정부의 개혁조치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오 8시가 조금 지나 묵묵히 술을 마시던 이 소장이 갑자기 『군을 이래도 되는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 소장은 이어 물컵으로 식탁을 두드리며 『새정부 출범후 군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데 수뇌부가 소신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옆에 앉은 편장원 합참1차장이 『이 장군 조용히 해』라며 제지했으나 이 소장은 사람이 자기보호에만 급급하다』고 평소의 불만을 토로했다.

이 소장은 공군출신 합참의장을 겨냥한듯 『해군은 소장이 중장진급해 총장이 되는 판인데 육군은 뭐냐』 『하나회 출신들의 업적도 많은데 모두 제거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도 했다.

이 합참의장은 표정이 굳어지고 긴장이 감돌자 동료들이 이 소장을 데리고 나갔고 회식은 서둘러 끝났다.

이 소장의 언동은 며칠뒤 권영해장관을 거쳐 김영삼대통령에게도 보고돼 엄중문책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21기의 하나회 핵심은 이 소장은 89년 소장으로 진급,사단장·부군단장을 지낸뒤 91년 12월 합참작전부장에 보임됐으나 지난 5월 정기인사때 중장진급에 탈락했었다.

군 수뇌부는 이번 일이 일과성인 개인적 불만표출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려 하면서도 내심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각종 비리로 철퇴를 맞은 장교들이 늘어나면서 군내 여론에 신경을 더욱 쓰는 눈치다.

군 관계자들에 의하면 최근 군수뇌부에 대한 비판세력은 두 분류로 나뉜다. 하나는 정부의 정치군인 척결로 거세되거나 무력화된 집단이다.

이들은 속으로는 불만에 가득 차있으면서도 개혁이라는 도도한 물결에 휩쓸려 감히 목소리를 내지못하고 있으나 상황변화에 따라서는 조직적 불만표출을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문제는 정부와 군수뇌부의 개혁조치를 환영하지만 최근들어 『조금 지나친게 아니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류이다. 군의 사기와 명예를 걱정하고 전투력 약화를 우려하는 집단이다.

물론 군대다수는 군이 하루 빨리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의 군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진통이 불가피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개혁이 곧 목자르기로 인식되고 본연의 임무를 저해할 정도의 자리불안이 계속된다면 결코 군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공통된 생각이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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