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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고심 「16개 별」 시차소환/율곡비리 수사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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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고심 「16개 별」 시차소환/율곡비리 수사 언저리

입력
199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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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씨 “일국의 장관이 그런돈 받겠냐”/이종구씨도 사진포즈등 시종 여유 보여○…16일 율곡사업 비리와 관련해 2명의 전직 국방장관과 전직 해·공군 참모총장 등 모두 「16개의 별」이 구속처리를 전제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검찰 사상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당초 수사편의를 위해 이들을 한꺼번에 소환할 것을 검토했다가 「최소한의 예우」를 해 상오 10시 한주석 전 공참총장,11시 이종구 전 국방장관,하오 1시 이상훈 전 국방장관,2시 김철우 전 해참총장을 각각 소환했다.

○…이종구 전 장관 등은 대체로 출두통고 시각보다 일찍 대검청사에 나왔으나 한 전 공참총장은 예정된 상오 10시보다 무려 1시간30분 빠른 상오 8시30분께 출두,보도진의 카메라 세례를 피했다. 한 전 총장은 김공식변호사와 함께 도착,곧장 12층 김성호 중수부 4과장실로 가 30여분간 김 중수부 4과장의 출근을 기다렸다.

상오 10시45분께 임성재변호사와 함께 나온 이종구 전 장관은 평소 「강단있는 군인」이라는 평에 어울리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사진기자들의 취재에 응했다.

이 전 장관은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기자들이 다시 포즈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자 담담한 표정으로 청사밖까지 되돌아 나와 포즈를 취한뒤 『이제 됐습니까. 수고많았습니다』고 인사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김철우 전 해참총장도 출두 예정시각인 하오 2시에 정확히 맞춰 도착,두툼한 서류봉투를 들고 취재진 앞에서 자연스런 포즈를 취한뒤 『됐습니까』라고 여유를 보이며 12층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해참총장은 『학산실업 대표 정의승씨로부터 3억원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가 끝나면 알게 될 일』이라고만 답변했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이 정호용씨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 1억2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횡령죄가 추가돼 망신살이 겹쳤다.

검찰조사에 의하면 이 전 장관은 장관 재직중이던 90년 4월 대구 서갑 보궐선거를 앞두고 육사 11기 동기생인 정씨의 출마포기를 설득하러 대구로 가던 길에 김포공항에서 경기고 후배인 김 회장을 우연히 만나 이 돈을 받았다.

당시 거제로 가던 김 회장은 정씨 얘기를 듣고 5백만원권 수표 24장을 꺼내 『활동자금으로 전해달라』며 이 전 장관에게 건넸다. 이 전 장관은 대구에서 정씨에게 수표가 든 봉투를 내놓았으나 정씨는 『필요없다. 너나 가져라』며 뿌리쳤다는 것.

이 전 장관은 감사원 감사때 이 돈이 (주)대우측이 제공한 뇌물인지 여부를 추궁받자 『정씨가 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16일 소환된 이 전 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국의 국방장관이 그런 돈을 횡령하겠느냐』며 『그 정도 돈은 친구에게 전화만하면 2시간안에 모아올 액수』라며 어이없다는 표정.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정씨가 받기를 거부한 돈을 고교 선배인 이 전 장관에게 「그냥 쓰라」고 말하고서는 뇌물제공 혐의를 피하기 위해 발뺌하는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상훈 전 장관의 혐의확인을 위해 김우중회장을 소환할 것인지를 놓고 며칠간 「뜸」을 들인 검찰은 취재진을 피해 16일 저녁 8시께 대검청사가 아닌 시내 검찰청사로 김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에 대해 김태정 대검 중수부장은 『재벌을 비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이 전 장관의 횡령혐의와 관련해서는 김 회장이 피해자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주)대우가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무기납품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준 것과 관련,김 회장을 불구속 입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호용의원은 16일 하오 대구에서 올라와 검찰에 전화로 『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억울하다』며 『자술서를 자세히 써 보내겠다』고 밝혔다는 것.

○…이상훈 전 장관은 현대정공 정몽구회장으로부터 받은 3천만원의 뇌물에 대해 『부인들끼리 주고 받은 것』으로 해명하기로 했는데 현대측이 약속을 깨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다고 검찰이 밝혔다.

현대측은 당초 약속을 지킬 경우 정 회장 부인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파장이 한층 클 것을 우려,고심끝에 정 회장이 직접 돈을 준 사실을 시인했다는 것.

○…이날 소환된 4명중 이종구 전 장관 등 3명은 앞으로 있을 재판에 대비해 모두 막강한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이종구 전 장관은 고검장 출신의 김경회변호사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노원욱변호사 서울지검 부장검사 출신 임성재변호사 등 3명을 선임했으며 이상훈 전 장관도 검사장 출신의 최신석변호사를 선임했다.<장현규·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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