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상오 경기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에서는 화성경찰서 경찰관 1백여명이 농수로와 인근 농로일대를 뒤지고 있었다.화성 연쇄살인 4차사건 용의자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수사를 한 김모씨(41)가 피해자(23)를 살해한뒤 농수로 다리밑에 피해자의 반지와 시계를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증거물을 찾기 위해서였다.
4시간동안 계속된 수색작업에는 금속탐지기까지 동원됐지만 증거물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이미 전날 서울경찰청 감식반이 현장을 한차례 훑고간뒤여서 수색작업은 마지못해 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같이 심드렁한 분위기가 된 것은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이처럼 사건의 뒷치다꺼리를 한다는 이유외에도 자신들이 6개월동안 집중수사를 하다 손을 턴 용의자를 서대문서가 다시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 서대문서가 그랬듯이 화성수사본부는 재미교포 심령술사인 김모씨(47)로부터 『꿈에서 화성사건 범인에 대한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고 범인이 범행당시 입었던 옷을 묻었다는 야산을 이잡듯이 파헤쳐보았고 4개팀을 투입,정밀조사를 해봤지만 용의점을 찾지 못했었다.
연쇄살인사건이 터진이후 수사본부에는 김씨외에도 용하다는 점쟁들이 수십명이나 찾아왔다. 사건이 안풀려 가슴만 태우던 수사진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점쟁이 말에 따라 푸닥거리도 몇차례 했고 화성경찰서의 위치가 북향이어서 흉약범이 끊이지 않는다는 한 풍수지리가의 「처방」에 따라 경찰서 정문을 동쪽으로 10여m 이전하는 촌극도 벌였다.
『오죽했으면…』이라고 경찰은 이해를 호소하지만 이번 수사결과는 아직도 경찰이 과학수사보다는 부정확하고 황당하기까지한 심증과 단서에 의존하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를 확인이나 하듯 검찰의 재조사 지시로 풀려난 용의자 김씨는 『경찰의 강압수사와 3천만원의 포상금을 가족에게 주겠다는 회유에 따라 거짓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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