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법개정 추진/유효기간 1년 이상으로재무부는 지난 76년부터 소비억제와 물가안정을 이유로 금지해온 상품권 발행을 내년 1월부터 전면 허용키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아울러 현재 금액표시 상품권의 경우 2만원 이하,물품·용역표시 상품권의 경우 5만원 이하로 묶여있는 1매당 발행한도도 대폭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명백화점을 비롯해 구두·의류업체,헬스클럽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상품권 발행에 대거 참여할 수 있게 돼 상품권 발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무부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상품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한편,27일 대한상의 주최로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품권의 최소 유효기간을 1년으로 설정,상품권 발행자가 유효기간을 1년 이내로 짧게 두는 것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또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이라 하더라도 상법상의 상사채권 소멸시효인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일정비율을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상환비율은 50%가 유력하다. 상품권의 권리보호를 위해 현재의 공탁제도 외에 상품권에 금융기관의 지급보증이나 보증보험을 첨부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발행등록 및 상환보장 의무화 대상 상품권도 현재의 금액표시 상품권뿐만 아니라 물품·용역표시 상품권으로까지 확대된다. 소비자가 상품권의 액면금액중 일정비율 이상을 사용한후 나머지를 환불받는 규정도 명시된다. 현재 유일한 공식 상품권인 도서상품권의 경우 이 비율이 80%이다.
재무부는 상품권 발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설립은 인가제를 채택,자본금이 일정액 이상인 법인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상품권이 과도하게 발행될 경우 회사별 연간 발행물량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설/쇼핑·운동등 활용범위 다양/“고액촌지 새매개체” 우려도
내년부터 유명백화점에서 발행한 일정금액의 상품권(금액표시 상품권)을 들고 그 백화점에 가면 옷 1벌,구두 1켤레,갈비 1세트 등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마음대로 골라 살 수 있게 된다. 헬스클럽이나 수영장 상품권(용역표시 상품권)도 나오고 맥주상품권(물품표시 상품권)도 등장한다.
지난 3월 경제행정 규제완화책의 하나로 상품권 발행 재개방침이 결정된 이후 별다른 이의없이 실무적인 절차가 착착 진행돼 내년 1월부터 다양한 상품권들이 선보이게 됐다.
상품권 발행이 처음에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풀렸으나 실제 시중에 돌게 되면 최근의 선물을 안주고 안받기 운동 등 새정부의 중요시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현재 1매당 2만원이나 5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발행한도도 고액화된다. 이 한도가 20년전인 지난 73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비현실적이라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상품권 공세에 정부의 선물이나 촌지 없애기 운동이 배겨날 재간이 없게 된다. 정부정책의 의도와 결과가 모순되는 사례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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