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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민주계 밀월/훈기도는 민자당/계파 초월 “개혁동참”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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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민주계 밀월/훈기도는 민자당/계파 초월 “개혁동참” 한목소리

입력
199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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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공평인사 강조후 분위기 급변/“신민주계 곧 중용설” 주목요즘 민자당안에 전에 없던 훈훈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이제 계파는 없어졌다』고 입으로는 말하면서도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던 민정계와 민주계 사이에 밀월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서로가 힘을 합해 「김영삼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지만 조각과 사정정국을 거쳐오면서 한쪽은 개혁의 주체로서 앞서나가고 다른 한쪽은 개혁대상으로 숨죽여 지내왔으나 새정부 출범 5개월여를 맞아 서서히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것 같다.

민주계 인사들도 마치 약속이나 한듯 『우리가 독주하는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민정·공화계도 같이 안고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춰 민정계쪽에서도 『김 대통령의 개혁작업에 적극 협조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시각이 부쩍 확산되고 있다. 당내의 양대 계파가 3당 합당이후 비로소 처음으로 융합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까지 보기에는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반목분위기」를 고려하면 분명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게 양대 계파의 실세라 할 수 있는 최형우의원과 김윤환의원의 단독 회동. 최·김 의원은 지난 10일 저녁 대선이후 처음으로 만나 『앞으로 서로 협조해 나가면서 당이 잘되도록 밖에서 돕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사람 모두 당내에서 별다른 직위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가 갖는 「정치적 비중」을 감안할 때 이날의 회동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자못 크다.

하지만 변화의 물꼬를 튼 것은 김 대통령 자신이라는게 당내의 중론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민자당 시·도지부 위원장을 불러 저녁을 같이한 자리에서 계파 초월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누구든지 개혁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등용하겠다』면서 사정한파로 풀이 죽어있던 민정·공화계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김 대통령은 또 『인사에 있어서 절대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당내 일각에서 불만을 가졌던 「민주계 독주론」에 쐐기를 박았다.

김 대통령의 「민정·공화계 끌어안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자당 기관지인 민주자유보와의 특별회견에서 김 대통령은 15대 총선의 공천문제와 관련,『계파를 가리지 않고 개혁정신이 있는 사람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이 말은 재산공개 파동 등으로 정가에 나돌았던 「15대 물갈이론」 「정계개편설」로 내심 크게 불안해하던 구 여권 인사들에게 적지 않은 안도감을 주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생각은 곧 민주계 인사들에게 전해졌다. 아들의 대입부정 입학사건으로 도중하차했던 최형우의원이 조용히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바로 이 문제를 떠맡고 나섰다. 최 의원은 지난 9일 저녁 강삼재 정책조정실장 백남치 기조실장 이인제 노동부장관 이원종 공보처차관 등 민주계 인사 10명과 자리를 같이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개혁의 과정에 적지않은 문제점이 있음을 얘기했고 대표적인 장애물로 당내의 계파갈등을 꼽았다.

개혁과 사정의 회오리속에 TK세를 중심으로 한 민정계 인사들의 소외의식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됐고 비록 소수이지만 공화계 인사들도 겉돌고 있다고 지적됐다. 당내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정·공화계가 냉소적 태도를 갖고 있는한 개혁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따라서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이 붕 떠있는 민정·공화계와 화목을 다지며 감싸안아 당내 결속을 다져나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바로 이같은 민주계의 마음가짐에서 최 의원은 다음날 김윤환의원을 저녁자리에 초대했던 것이다.

최 의원은 황낙주 국회 부의장 박관용 청와대 비서실장 서석재 전 의원 김덕룡 정무장관 등과 연쇄접촉을 가지며 장막뒤에서 이같은 구상을 맹렬히 전파하고 있다. 최 의원은 또 조만간 이한동 이춘구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과도 만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맞추어 김윤환의원의 움직임도 차츰 빨라지기 시작했다. 과거에 보여줬던 왕성한 활동력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해 보이기도 하지만 『김 대통령이 TK를 결코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망론을 펴고 다닌다. 물론 지난 3일 김 대통령이 호출,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한후 김 의원이 부쩍 힘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고 일본 정치 등에 관해서만 얘기를 나눴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김 대통령에게서 「TK 대망론」을 확인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김종필대표 최형우의원과 회동을 가졌고 11일에는 지역구에 내려가 개혁대세론을 펴면서 새정부의 개혁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일본의 총선을 지켜보기 위해 16일 출국하는 김 의원은 귀국후에도 대구 동을 보궐선거의 막후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김 의원의 행보로 압축되는 민자당내의 밀월 분위기는 향후 정국운영에서 「신민주계」가 대폭 등용되리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개혁정신과 실무경험을 겸비한 민정계 인사들이 조만간 부상하리라는 관측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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