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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찰」 원칙적 합의 확실시/미­북한 제네바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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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사찰」 원칙적 합의 확실시/미­북한 제네바회담 전망

입력
199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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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시일내 타결은 힘들듯/북 반대급부 요구가 변수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해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 강경발언을 계속해 이번 제네바회담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종담판장」이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제1차 회담경과를 보면 그렇게 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북한은 『만일 북한이 문제를 질질 끈다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발언이나 『제네바회담은 생산적이어야 계속될 것이다』라는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의 말에 지금까지 한마디 논평도 하지 않은채 지난달 2∼11일의 뉴욕회담의 승리분위기를 즐겨온 인상을 주어왔다. 14일 7시간에 걸친 회의의 경과를 되짚어보면 절대로 북한이 호락호락 문제를 풀어가려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국의 협상태도는 말과는 달리 일도양단을 하려는 자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분석가들은 북한의 핵문제가 이번 여름을 넘기면 중요 핵시설을 모두 영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버려 문제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해놓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해 우리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외교협상 과정을 보면 전혀 급한 면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회담의 경우 하루 5시간을 넘게 4일이나 회담을 벌였으며 그 협상내용에 대해서도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일부 강경론자들의 주장을 미국대표단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미­북한 회담은 지금까지의 한국측 태도와는 달리 『한국정부가 적극 권고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므로 정치적 목적을 쟁취하려는 북한측 태도와 급할 것이 없는 미국의 입장이 맞물려 있어 적어도 하루 이틀에 핵문제가 결판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매일 읽을 수 있는 창구인 국무부 정오브리핑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짙게 깔려 있다.

마이클 매커리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오늘 갈루치 미 국무차관보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부부장간의 첫날 협상이 7시간동안 유익하게 진행됐는데 다음 협상은 북한대표부에서 16일 갖기로 했다』는 짤막한 답변을 하고 말았다. 유익하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16일 다시 만나기로 했을 정도로 유익했다고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회담에서는 북한측이 뉴욕회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의 효력을 유보하겠다』라고 말한 절묘한 외교용어를 『NPT에 남겠다』라고 바꾸는 진전정도는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첫날 회의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나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문제와 남북한 상호 핵사찰 문제는 원칙적인 수용을 한다는 선심을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실천에는 시간을 끌 수 있도록 한뒤 자신들이 바라는 정치적 목적을 얻어내려 할 것이다.

결국 양측은 뉴욕회담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북 특별사찰이라는 용어와 방식에 구애받지 않은채 포괄적인 표현으로 북한 핵개발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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