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희생자만 늘고 군벌 무장해제도 아득유엔의 소말리아 평화유지활동(PKO)이 미군의 독주와 이에 대한 일부 참가국의 반발로 잡음을 빚고 있다.
지난 12일 현지 군벌거점에 대한 미군의 일방적인 공습을 계기로 유엔 PKO 내부의 불협화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정치적 해결을 모색해온 유엔의 당초 목표는 상당한 차질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가 유엔군 군사작전의 잠정중단을 요구하고 독일의 야당과 언론은 독일군 철수까지 주장하고 있다.
유엔군중 가장 반발이 거센 나라는 과거 소말리아를 식민통치했던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정부·의회·언론과 교화청까지 한목소리로 지난 12일의 군사작전을 정면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은 소말리아에 파병된 이탈리아 군사령관을 명령불복종을 이유로 본국 소환령을 권고하고 여기 맞서 이탈리아정부는 모가디슈 주둔 자국군의 이동배치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유엔군은 여러차례 소말리아 반군기지를 공격했지만 지난 12일의 작전은 유엔군 소속 미군의 독자행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가 「유엔군내 합의가 없는」 군사작전을 잠정 중단하자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엔은 이번 작전으로 소말리아 민간인 2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지 국제적십자는 54명,반군측은 73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등 다수의 동맹군은 많은 희생자를 낸 미군의 작전이 소말리아사태를 악화시키고 유엔의 당초 목표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격직후 서방기자 4명이 성난 군중에 맞아 숨진 사건을 비롯,소말리아내 반유엔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처음으로 소말리아 파견 미군을 철수하자는 의견이 대두됐다.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은 13일 『소말리아 분쟁에 미국이 휘말리고 있다』고 즉각적인 미군철수를 요구했다.
국내외의 비난에도 불구,유엔군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반군에 대한 강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소말리아 사태해결의 급선무는 최대군벌 아이디드파의 근절이며 이를 위해 민간인이 희생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경책을 고수하는 미국을 바라보는 소말리아인들과 일부 서방동맹국의 시각은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며 점처 차가워지고 있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미국이 왜 더 중대한 범죄행위가 자행되는 보스니아에서는 군사행동을 못하는가』라는 국제사회의 비난도 만만찮다.
결국 지난 12일 군사작전의 실패로 「선 아이디드 체포 후 정치적 해결」이라는 유엔의 소말리아 사태해결 구상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이디드는 여전히 건재하고 오히려 14일 모가디슈 유엔군 공항과 이탈리아 검문소를 습격하는 대담성을 과시했다.
소말리아의 유엔평화유지활동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참가국들이 더 늦기전에 불협화를 극복하고 행동 통일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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