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불투명” 작년보다 15% 축소/애로요인중 자금난 비중 낮아져 주목산업연구원(KIET)은 국내 기업들이 내수경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기회복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고 올 상반기중 설비투자를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평균 15% 가량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발표했다.
또 조사대상기업 전체의 44% 이상이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축소하거나 투자집행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6월말 국내 1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비투자 동향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 상반기중 투자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평균 15% 감소했으나 하반기에는 설비투자를 늘려 연간으론 지난해보다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업체 가운데 24.2%가 이미 투자를 연초 계획보다 축소조정했고 20%는 투자집행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혀 현재 기업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상태임을 나타냈다. 반면 계획대로 설비투자를 진행중이라고 기업은 46%,투자를 오히려 확대한 기업은 5%에 각각 머물렀다.
설비투자를 줄이거나 망설이는 이유는 경기전망 불투명을 꼽은 업체가 56.5%(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국내 수요 부진이 55.6%,외부자금 조달애로(34.8%),내부자금 부족(32.6%),수출수요 부진(30.4%) 등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금까지 각종 투자관련 설문조사에서 근본적 투자애로요인으로 업계가 늘상 지적해온 「자금난」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비중이 낮아진 것은 신경제 1백일 계획 등 경제활성화 조치 때문으로 최근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그다지 심각하게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화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극소수에 머물러 많은 기업인들이 「자금여유는 있으나 투자집행에는 주저하는」 입장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구체적인 이유로는 취급상품의 경쟁력 저하를 든 기업이 36.4%로 가장 많았고 노사분규 등 경제전체의 불안정을 꼽은 업체도 18.2%에 달했다.
현 상태에서 설비투자를 진작시키기 위한 방안(복수응답)으로는 57%가 「경제정책의 투명성」을,55%가 「시장기능을 중시하는 정책운용」을 각각 지적한 반면 「노사관계 안정」을 든 업체는 15%에 그쳤다. 이는 그동안 당국이 정책일관성이나 정부개입 축소를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지만 민간업계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밖에 정부의 현행 거시경제 정책기조와 관련,대기업은 54%가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중소기업은 53%가 물가·임금 등 경제안정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크게 대조를 이뤘다.
또 자금난 해소방안에 관해서도 대기업은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확대 등을,중소기업은 신용대출 관행의 정착을 각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해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나타냈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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