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제보 교통정리 혼선방지/황영하총장/백여계좌 추적 감춰진 뇌물적발/백승우국장/트럭 10대분 자료처리 현장 지휘/정민주실장전직 국방장관 등 6명의 18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고발,2천39억원의 예산낭비 적발,현역장성 등 군인사 50여명의 무더기 징계 요구 등등.
70여일동안 감사원이 집중조사를 벌인 율곡사업 특별감사의 핵심성과들이다.
감사원은 이번 특감에서 원장 비서관 교육부의 영어강사까지 감사에 투입할만큼 감사원 창설이래 전력을 기울인 최대규모의 감사를 벌였다.
그러면 율곡 특감을 이끈 주역들은 누구인가.
감사원 주변에선 이구동성으로 황영하 사무총장·백승우 제5국장·정민주 심의실장 등 3명을 지칭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율곡감사의 3인방」인 셈이다.
○…대쪽으로 불리는 이회창원장이 이번 특감에서 외압을 막는 방패막이역을 했다면 이들은 산더미같은 서류뭉치와 실타래같이 엉킨 예금계좌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율곡감사 3인방중 수장역할을 했던 황 총장은 순수 감사원 출신으로는 최초의 사무총장이다.
합리적이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한번 생각을 굳힌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으로 감사원에선 「황고집」으로 통한다.
청백리 황희정승의 21대손으로 선친 황인원씨도 4·5대때 야당 국회의원으로 국방위에서 「칼날질의」로 명성을 날렸다.
황 총장은 부이사관이던 83년 3월 한일합섬의 비업무용 토지매매 과정의 비리를 감사하다 수사협조를 받은 경찰관이 김근조 당시 한일합섬 경리이사를 고문치사케 해 한때 어려움에 봉착했었다.
당시 경찰은 황 총장이 감사반장이란 이유만으로 고문치사사건의 속죄양으로 만들려 했으나 한달여동안의 조사에서 황 총장이 논리정연함과 끈기로 「관계없음」을 입증시켜 이 사건을 결과적으로 감사원의 위상강화 계기로 반전시켰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감사에서도 탁월한 논리와 끈기로 폭주하는 제보들을 냉정하게 판단,처리해 현장감사팀의 혼선을 상당부분 정리했다.
○…율곡 특감에서 비위혐의자들의 실·가명계좌 1백여개를 40여일동안 각개격파식으로 추적,돈세탁으로 감춰진 18억원대의 뇌물을 찾아낸 백 국장은 감사원에서 직무감찰의 1인자로 통한다.
부당한 청탁을 받지 않기 위해 감사원 동료외에 친구들도 잘 만나지 않을 만큼 철저한 성격으로 「독일 병정」 「불독」 「물귀신」 등 암행감찰에 걸맞는 숱한 별명이 있다.
90년초 5국장을 맡았다가 새정부 출범후 조직이 확대된 5국을 다시 맡았는데 이번 감사중에도 거의 매주 일요일 새벽에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부인의 묘소에 들렀다가 출근할 만큼 성실하다.
이번에 고발된 6인은 물론 권영해 국방장관의 부동산 취득경위·자금출처까지 일일이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뇌물수수 조사에서 당사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는데 통상 철야수사를 하는 것과 달리 백 국장은 증거자료를 완벽히 갖춰 소환 2∼3시간만에 이를 모두에게서 확인서를 받아냈다.
수십차례 돈세탁까지 했던 4성장군 출신의 한 인사는 『부정이 발각돼 부끄럽지만 감사원 조사에 정말 놀랐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는 것.
○…백 국장과 함께 62년 감사원에 들어온 정 실장은 경남고부산대 출신의 베테랑 감사관.
2국 소속의 40여명 현지 감사반을 진두지휘한 정 실장은 자료만도 2.5톤트럭 10대분인 율곡사업 실지감사를 주도한 인물.
감사중 현지 부대방문 및 군부대 합숙·무기성능시험 실시 등 꼼꼼한 감사를 했지만 감사기간내내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일절 하지 않는 등 철통보안주의자이다. 그래서 「크렘린」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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