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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구조조정 본격화/신경제 동참의사 전체그룹 확산될듯(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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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구조조정 본격화/신경제 동참의사 전체그룹 확산될듯(해설)

입력
199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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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재벌그룹들이 계열사 정리계획을 속속 발표,재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13일 럭키금성그룹이 7개사를 매각하고 5개사를 합병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그룹 계열사 정리방안을 발표함으로써 지금까지 9개 그룹이 계열사 정리계획을 확정지었다. 삼성 현대 럭키금성 선경 롯데 한진 등 상위 10대그룹중 6개 그룹이 계열사 정비방침을 확정 발표했고 동아 금호 진로 등도 보조를 같이 했다.

현재까지 9개 그룹이 정리키로 확정한 계열사수는 모두 75개. 35개 기업을 매각하고 34개 기업을 합병하며 6개 기업은 이들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독립경영체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각 그룹들은 또 계열사를 정리해 계열기업수를 줄이는 작업과 동시에 상당수 기업들을 공개해 오너의 지분율을 점차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9개 그룹이 법적 절차를 거쳐 계획대로 계열사를 모두 정리할 경우 2백89개였던 9개 그룹의 계열사수는 2백14개로 줄어들고 대부분 10%를 넘는 대주주 지분율은 한자릿수로 낮아질 전망이다.

계열사 정리와 소유지분 축소로 나타나고 있는 재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정부의 신경제 계획에 적극 동참한다는 재계의 화답으로 풀이되며 앞으로 30대그룹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이미 그룹 정비방안을 외국의 전문기관에 용역 의뢰해놓고 있고 쌍용 효성 대림그룹들도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다.

재계의 구조조정작업이 어떤 배경에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갈래 추측이 가능하다. 새정부의 간접적인 종용,즉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불가피하게 시작됐을 수도 있고 재계 스스로 경쟁력 강화방안의 하나로 군살빼기작업에 착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새정부 출범이후 정부와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일부 그룹이 계열사 정리계획을 발표하자 다른 그룹들이 이를 대세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마지못해 따라가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도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새정부의 신경제개획에 부응하기 위한 자발적인 조치임을 강조하고 있다. 13일 계열사 정리방침을 발표하고 럭키금성그룹 유수남전무는 『이번 정리계획은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며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발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도 『지난 3월이후 잇단 회장단 회의를 통해 재계의 신경제 동참방안이 마련됐고 5월 30대 그룹 기조실장 모임에서 계열사를 정리해 나가기로 한 결의에 따라 각 기업들이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그룹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재계는 일대전기를 맞고 있다. 몸이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져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재벌그룹들이 대대적으로 살빼기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경제팀의 한덕수국장은 재계의 이같은 움직에 대해 『업종전문화를 위한 바람직한 시도』로 평가하면서도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고 말했다. 일부그룹의 계열사 정리가 가족간 재산분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리대상 기업에 이름뿐인 기업도 포함돼 있으며 의류업체와 종합상사를 합병하는 등 업종전문화와는 거리가 먼 억지성 합병도 많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계속될 주요그룹들의 계열사 정리가 업종전문화를 중심으로 한 새정부의 신 산업정책과 실질적인 국제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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