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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국학도」 지각졸업장/재러 교포 김선혁씨 광성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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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국학도」 지각졸업장/재러 교포 김선혁씨 광성고서

입력
199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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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탁 주도… 졸업전 소 유배/47년만에 가족과도 상봉해방직후 반탁 학생운동을 이끌다 시베리아로 유배된뒤 47년만에 고국의 가족을 찾은 재소교포 김선혁씨(64·소방차 운전업·러시아 월스크시 거주)가 13일 상오 11시30분 서울 마포구 신수동 광성고(교장 최상호·64) 대강당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수여식에는 동기생인 27회 졸업생 20여명과 재학생 7백여명이 참석했다. 김씨가 명예졸업장을 받게된데에는 광성고 동창회(회장 송이섭)와 동기생들의 힘이 컸다.

지난달 11일 러시아에서 일시 귀국한 김씨가 서울의 형 기혁씨(68·치과의사) 집에 머물고 있는 사실을 안 동문들은 곧 바로 모임을 갖고 김씨가 학생시절 열혈애국청년학도였음을 학교에 알렸다.

학교측은 김씨의 애국심,고난에 찬 인생역정 등이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자랑스런 광성인」으로 선정,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김씨는 46년 5월 평양 광성중(4년제)에서 반탁 학생운동을 주도하다 검거돼 소련으로 끌려갔다. 해방직후 혼란한 상태여서 졸업이 6개월 연기돼 졸업식을 불과 3개월 앞둔 때였다.

소련 국법회의에서 7년형을 선고받은 김씨는 수용소 20여군데를 전전한 끝에 54년에야 풀려났다.

북한에는 이미 공산정권이 들어서서 김씨는 소련땅에 눌러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련여성과 결혼해 아들 딸까지 낳고 살면서도 김씨는 한시도 조국의 가족들을 잊을 수 없었다.

김씨가 서울에 사는 가족소식을 안 것은 지난 5월. 러시아 「에카테린부르크 고려인 문화계몽협회」 김근복회장이 김씨의 여동생 양혁씨(58)가 오빠를 찾는 광고를 보고 수소문끝에 김씨를 만나 알려주었던 것이다.

8월 중순께 출국할 예정인 김씨는 『앞으로 고국을 자주 드나들면서 다른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돕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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