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분활용 군기유출 관행 제동/시노하라 전격 구속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분활용 군기유출 관행 제동/시노하라 전격 구속 안팎

입력
1993.07.14 00:00
0 0

◎“사실상 간첩행위 실정법 위반”/외교보다 국가안보 우선 입증검찰에 구속된 일본 후지TV 서울지국장 시노하라 마사토씨(39·조원창인)는 취재범위를 벗어나 수집된 국내 군사기밀을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전달하는 등 사실상 첩보활동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큰파문을 낳고 있다.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동북아 이해관계국들이 미묘한 안보외교적 모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국방기밀이 일본의 군사당국자에게 넘어간 것은 결과론적인 간첩행위가 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이 13일 시노하라씨를 구속한 것은 군사기밀 등 국내 정보의 유출을 막고 취재와 별도로 자국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 일부 외국특파원들의 공공연한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날 시노하라씨가 기자신분을 이용,국방부 정보본부 소속 고영철소령(40·구속)으로부터 군사기밀을 빼낸뒤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전달한 사실이 확인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수집 탐지 및 누설)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당초 군사기밀 입수경위가 불분명해 불구속 입건이라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검찰은 시노하라씨의 사실상 첩보활동이 확인된 만큼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6일 군수사당국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시노하라씨를 소환,고 소령으로부터 입수한 「공군 항공기 전력배치현황」(Ⅱ급비밀) 등 27건을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직접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시노하라씨의 국내 행적은 특파원이 아닌 일본정부의 충실한 정보원으로 보일 정도이다.

시노하라씨는 90년 8월부터 지난해말까지 고 소령으로부터 입수한 군사기밀을 일본대사관 무관과 개별적으로 만나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군사기밀로 분류된 비밀문건외에도 국방부 정보본부에서 작성하는 「일일정보요약」 「주간 피·아 심리전 활동」 등까지 정기적으로 입수,매월 1∼2차례 보고해왔다.

특히 매주 일본대사관에서 열리는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했으나 입수된 정보는 일본대사관 무관과 단독으로 만나 전달했다.

시노하라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일본대사관 육군 무관으로부터 정보수집 경로 등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수사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시노하라씨는 지난해부터 정보수집 활동을 소극적으로 하는 한편 야스하라 마사사다(안원창정)라는 필명을 사용,일본 월간지 등에 기고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기소를 전제로 시노하라씨를 구속한 만큼 구속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기소유예후 강제 추방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검찰은 이번 구속조치가 일본의 군사기밀 취급관련 법률까지 모두 검토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노하라씨에게는 군사기밀보호법 6조(수집·탐지) 7조(누설) 13조(미수범) 위반혐의가 적용됐다. 수집 및 탐지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누설행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에 해당한다.

시노하라씨는 입수한 군사기밀을 잡지 등에 게제했으므로 이 법 11조의 출판물 등에 관한 가중처벌조항에 따라 누설행위에 따른 혐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받게 된다.

결국 시노하라씨가 누설행위로 유기징역의 범죄 최고형인 15년형을 선고받으면 가중처벌조항에 따라 최고 22년6개월까지의 중형을 받게 된다.

검찰은 앞으로 시노하라씨가 한국군 및 미군의 군사시설과 훈련상황 등을 촬영해 제작한 슬라이드의 사용목적과 여죄 등을 계속 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경우 더욱 높은 형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교적 이익보다는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국가안보문제를 먼저 생각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검찰은 시노하라씨가 일본대사관 무관에게 군사기밀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엄격히 조사한다는 입장이다.<정희경기자>

□시노하라씨가 빼낸 비밀

◇Ⅱ급비밀 수집

▲90·5 「아공군 항공기 전력배치 현황」

▲90·6 「아공군 레이다 탐지거리 도표」 「레이다 기지현황」 「지대공(SAM) 미사일 위치현황」

▲90·7 「독도출격 공군대비 태세」

◇Ⅱ급비밀 내용 메모 수집

▲90·5 「군비통제 기본계획」

▲91·9 「한국 육군 사단배치 현황」

▲91·10 「전방 추진 및 방어선(FEBA) 개념」

◇Ⅲ급비밀 수집

▲90·6 「한국 공군 방공 식별도」

▲90·7 「방공부대 편제표」

▲92·9 「걸프전쟁과 한국 안보연구」 1권

◇비밀누설

▲90·5 Ⅱ급비밀인 「군비통제 기본계획」 후지TV 뉴스시간에 방영

▲93·9 일본 국방협회 발행 월간지 「일본의 국방」에 Ⅱ급비밀 인 「한국 육군 사단배치 현황」 게재

▲92·12 공군관련 비밀문건 및 「한국 육군 사단배치 현황」 등 을 참고,「극동의 눈,오산」 제하 원고작성,일본 주간 「ASP 」 게재키 위해 우송,미출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