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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재공습 경고/미사일기지 유엔사찰 거부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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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크 재공습 경고/미사일기지 유엔사찰 거부따라

입력
1993.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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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도 맞대응 선언【바그다드·워싱턴 로이터 AFP=연합】 이라크가 11일 자국내 미사일 실험기지에 대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임무수행을 거부함으로써 또다시 미국을 비롯한 유엔 강대국들로부터 무력제재를 받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앨 고어 미 부통령은 이날 이라크의 협조 거부에 대해 『이라크는 제2차 크루즈 미사일 공격이 미국측 선택 방안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즉각 경고했으며 이라크정부는 유엔사찰단의 바그다드 철수직후 유엔측에 다음 조치를 성급하게 취하지 말아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마크 실버를 단장으로 한 유엔 무기사찰단 3명은 지난 10일 이라크가 감시카메라 설치를 거부하고 있는 바그다드 남부 소재 2개 미사일 실험기지내 일부 장비에 대한 봉쇄임무를 띠고 바그다드에 도착했다.

그러나 사찰단은 『미사일 실험기지를 사찰할 수는 있지만 장비들을 봉쇄할 수는 없다』는 이라크정부의 강경한 거부의사에 따라 당초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채 다음날인 11일 바그다드에서 전격 철수했다.

이라크 산업위원회 위원장인 이메르 라세드 장군은 『이라크는 미사일 실험기지를 폐쇄토록 한 유엔의 결의를 계속 거부할 것』이라며 『미국 등으로부터 또다시 공격을 받을 경우 자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설/미,단독개입보다 유엔 공동제재 모색/원유 판매협상 이라크 타협 가능성도

지난달 미국이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던 페르시아만 지역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정부가 11일 이라크내 미사일 실험기지에 대한 유엔사찰단의 봉쇄조치를 거부함에 따라 무력사용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측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맞대응할 것을 천명하고 있어 미·이라크간 무력충돌 재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앨 고어 미 부통령은 이날 이라크의 거부방침이 발표되자 즉각 대이라크 무력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라크의 협조거부에 『이라크는 제2차 크루즈 미사일 공격이 미국측 방안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미국이 이번 조치에 강경하게 맞설 것을 천명했다.

이같은 강경조치는 그동안 예상했던 일이다.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 암살미수사건을 구실로 지난달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이후 또다른 무력제재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미국은 이미 동경 서방선진 7개국(G7) 정치선언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유엔결의안의 완전이행을 촉구했다. 또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이라크가 유엔사찰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있다는 강한 경고를 보냈다.

미국의 강경일변도에 대해 이라크측의 태도도 만만치 않다.

이라크는 미사일 실험기지를 폐쇄토록한 유엔의 명령을 계속 거부할 것이며 만약 이로인해 무력공격이 가해질 경우 자주권 수호차원에서 맞대응하겠다고 큰 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의 경제제재를 해제,석유판매 재개를 원하고 있는 이라크는 한편으로 무력충돌을 피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모하메드 사에드 알 사드 이라크 외무장관은 『유엔이 성급하게 일을 처리해 사태가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이 사태에 책임있는 유엔이 이라크를 목표로한 제2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긴장고조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그다드 남쪽의 욤 알아짐과 라파 등 미사일 실험기지이다. 이들 기지는 걸프전 당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강타한 스커드 미사일의 발사실험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은 최근 이들 기지에서 단거리 미사일(SRM) 발사실험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미사일 실험을 방지하기 위해 기지내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시설장비들을 봉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걸프전이후 지속돼온 미국과 이라크간의 갈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단일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은 지속적으로 도전해오는 이라크를 그대로 보아 넘길 수만은 없었다. 미국은 빌미가 있을 때마다 이라크를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단독 무력제재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달 단독으로 이라크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가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일부 미국민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무력제재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유엔의 틀속에서 이뤄질 것이다.

유엔은 이미 이라크에 유엔 핵사찰 요원들의 임무를 방해할 경우 심각한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이라크가 강경태도를 고수할 경우 유엔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라크에 대한 「공동무력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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