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은 유엔안보리에 상임이사국으로 공동 진출하기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고 전해진다.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을 위해 동경을 방문한 클라우스 킨켈 독일 외무장관은 두나라가 「서로 밀치며 경쟁하는 대신 상호 지원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일·독 두나라가 유엔 무대에서도 거인으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 거부권을 가진다. 강대국일뿐 아니라 도덕으로도 국제적 신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때마침 한일 양국간에 정신대 진상규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어 일본측이 얼마나 성의있게 진상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느냐는데에서 도덕성의 수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조사가 덜 끝났다는 핑계로 시간만 질질 끄는게 저들의 자세다. ◆어떤 일본 사람들은 한국이 그때 그때 계기가 있을 때마다 사죄요구를 했고 그때마다 일본은 사죄를 되풀이 했다고 공언한다. 이런 일부 일본인들 때문에 일본은 경제대국이면서도 도덕적으로 설득력을 못 가진다. 사죄다운 사죄를 언제했단 말인가. 90년 5월24일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을 환영한다는 만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에 의해 초래됐던 불행한 과거에 대해 유명한 「통석의 념」을 표시했다. ◆그때 그때마다 했다는 「사죄」가 대개 이런 식이거나 그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문예춘추」지 92년 3월호에선 「사죄할수록 나빠지는 일한관계」라는 대담이 나오기도 했다. 태평양전쟁이 끝난지 48년이나 되는데도 전쟁중 끌어간 정신대에 대해 아직 공식해명 한마디 없으면서 무슨 「사죄」 불평인지 알 수 없다. ◆92년 7월초 뉴욕 타임스지는 「일본은 더 잘 할 수 있다」는 제목으로 그들이 한국,중국,월남 등지에서 저지른 사실들을 지적한 일이 있다. 일본은 자신에 대해 남이 아는 만큼 스스로 알았으면 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그 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부유하면서 도덕적인 이웃으로서의 일본을 우리는 보고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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