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 끝나자마자 폭우 “하늘이 도왔다”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한은 30시간여의 짧은 체류였지만 많은 화제와 뒷얘기를 남겼다.
○장마철 날씨 가장 신경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 있어 우리측이 무엇보다 신경을 쓴 것중 하나는 날씨. 장마철이라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가운데 조깅과 같은 야외행사를 준비한 우리측 의전관계자로서는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11일 아침 조깅을 할 때 비가 오지 않아 크게 안도.
더욱이 조깅할 때만 해도 반짝했던 날씨가 조깅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폭우가 쏟아지자 우리측 의전 관계자들은 『열심히 하면 하늘도 도와주는 법』이라며 「진인사대천명」을 되풀이.
○미 정식사과 표명도
○…한미 양측 모두 의전과 경호문제에서부터 회담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준비를 했으나 의전 등 모든면에서 우리측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는게 의전 관계자들의 자평.
물론 우리측이 초청자라는 점에서 미국보다 세심한 배려를 해야 했음은 사실이나 클린턴 대통령이 10일 저녁 공식만찬이나 11일 아침의 조깅 등 주요행사에 몇분씩 늦은 것은 미국측 의전 담당자들의 자세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
특히 10일 저녁 김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만찬사 및 답사에 대한 통역을 하지 않기로 양측 의전 관계자들간에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아 통역을 요구토록 한 것은 미측 의전관계자들의 부주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
이 때문인듯 미측 의전 담당자들은 우리측 의전관계자들의 항의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채 서면으로 정식 사과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였으나 우리들은 이를 양해.
○야생화 이름 영문준비
○…이렇듯 우리측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조그만 허점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배려했으며 실제 각 행사장에서 이같은 배려로 인한 성과도 상당히 거두었다.
특히 조깅을 하도록 돼있는 녹지원 주변이나 각 행사장 주변에는 15일전부터 한국야생화 등 여러가지 꽃을 심어놓고 시들지 않도록 비닐을 씌어두었는가 하면 꽃이름을 적어 사전에 미측 통역관에 전달,클린턴 대통령이 물어볼 경우 즉석에서 답변할 수 있도록 배려.
실제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 조깅을 하는 트랙주변 화단에 있는 꽃들의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다행히 「노루오줌」 등 영어로 소개하기가 어려운 꽃들은 물어보지 않았다는 후문.
○통역관 조깅연습 두달
○…김 대통령의 통역관으로 양국 정상의 조깅행사에 참여토록 돼있는 청와대의 박진 공보비서관은 「달리는 통역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두달전부터 조깅연습을 해왔는데 이 바람에 몸무게가 무려 4㎏나 빠졌다는 것.
이같은 철저한 준비탓인지 박 비서관은 이날 양국 정상과 함께 완주를 했으나 클린턴 대통령의 통역인 김동현씨는 세바퀴만 돌고는 중도에 포기했으며 이 바람에 남은 구간은 박 비서관이 클린턴 대통령의 통역까지 담당.
○김 대통령 「경력연구」
○…미국측도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취임후 처음으로 갖는 외국 공식 실무방문이라는 점에서 준비과정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김 대통령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한 탓인지 김 대통령이 과거 가택연금을 당하고 단식을 한 사실을 비롯,민주화투쟁 과정을 소상히 알고 있더라고 청와대측 관계자들은 전언.
이와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이 과거 역대 대통령과는 달리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김 대통령의 오랜 민주화투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김 대통령을 「한국 민주화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면서 『실제 클린턴 대통령은 행사장마다 김 대통령의 과거 민주화 투쟁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고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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