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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소모전은 이제 그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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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소모전은 이제 그만(사설)

입력
1993.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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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계열사 노사분규가 오늘로 37일째다. 지난 6월5일 현대정공 노조의 노조위원장 직권조인 무효화 요구와 이를 관철하기 위한 파업으로 불붙기 시작한 울산소재 현대 계열사 10개사의 노동쟁의는 7·7 총파업으로 현총련(현대그룹 노조총연합회)의 조직력과 지도력을 과시한뒤 다시 계열사의 부분파업으로 되돌아갔다.그동안 정부와 국민들의 타결 호소에도 불구하고 현대 계열사 노사는 평행선을 그려왔다. 우리는 현대 계열사 노사분규가 이번에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장기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우려한다. 다시 한번 노사 양측에 대승적인 자세에서 산업평화에의 돌파구를 찾을 것을 촉구하고 싶다.

다행히 노사 양측은 7·7 총파업을 분기점으로 상호협상의 자세를 진지하게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종합목재,강관,정공 등 4개사는 회사측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로 10일 하룻동안 정상조업에 나섰으며 현대강관 노조는 이날 회사측이 제시한 임금 4.7% 인상과 성과급 1백% 지급안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했으나 일부 쟁대위 위원들의 반대로 조합원 투표에는 회부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주부터는 정상조업을 계속하면서 협상을 병행키로 했다고 한다. 현대정공은 협상분위기를 조정하기 위해 노사 양측이 업무방해혐의,폭행혐의 등으로 상호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한바 있다.

한편 정세영 그룹 회장은 현대중공업·미포조선 노조 등을 방문,상호 양보에 의한 타결을 종용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재건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현총련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분규중인 9개사 위원장과 만나서 해고자 문제 등 쟁점을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선 조업,후 협상』과 『각사별 협상』을 되풀이 주장했으나 어쨌든 그룹 회장과 계열사 노조위원장 사이에 대화의 길이 열렸다는 것은 대화의 단절보다는 진전된 것이라 하겠다.

현대 노사분규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정부측은 노동쟁의가 7·7 총파업 다음날부터 소강상태를 나타냄에 따라 총파업 참여노조의 노조위원장에 대한 사법처리계획을 일단 유보,앞으로의 추이와 연계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가능한 노사 사이에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려는 것이고 또한 공권력이 개입되지 않고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은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는 경우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천명한바 있다. 노사 양측이 집단이기주의에 탐닉해서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정부 국민경제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벌써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 7일까지 매출액 피해액 3천7백억원(수출 1억2천6백만달러 포함),여기에 협력업체 피해 2천3백억원을 포함하면 총 피해액은 6천억원에 이른다고 그룹측은 추산했다. 현대그룹 계열사 노사분규가 앞으로 더 지속된다면 국민적인 강도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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