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전철 수주탈락 유감/일 기업투자 분위기 조성 절실”고토 도시오(후등리웅) 주한일본대사는 8일 서울 ROTC로터리클럽 초청강연회에서 「한일간의 친선우의 증진방안」을 3개 분야로 나누어 설명했다.
고토 대사는 지난해 대사 부임후 느꼈던 한일간의 현안을 ▲우호강화 방안 ▲경제협력 문제 ▲과거청산 문제 등으로 정리했다.
고토 대사는 40분간의 강연을 마친 뒤 질의응답에서 경부고속전철 수수과정에서 일본이 중도탈락한데 대해 처음으로 「유감」의 뜻을 우회적으로 비쳤다. 또한 오는 18일 총선이후 일본정계개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한반도정책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고토 대사의 강연요지이다.
▲정치·안보협력관계=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이후 한일간에는 어느 때보다 협력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무토가분(무등가문) 외무장관이 지난번 방한,김영삼대통령과 한승주 외무장관에게 밝혔듯이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한국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북한의 핵위협은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전체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 북한은 국제적인 핵사찰을 받아야 하며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가 바람직하다.
또 일부 한국인들이 『일본은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바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일본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원한다.
▲경제관계=어떤 모임에 가도 한일간의 무역불균형과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의 대일무역적자 시정에 대한 일본의 무성의를 지적받는다. 흔히 일본은 한국에 첨단기술을 이전하는데 인색하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본을 비난만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려 들지는 않는다.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지난 3월 한일민간경제위원회에서 『한일무역역조는 두 나라의 국제경쟁력 차이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 매년 GNP의 2.8%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나 한국은 1.9% 밖에 안돼 점차 기술격차가 심해질 것이다.
또한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품중 60%가 기계류와 중간제품이다. 한국은 이것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타국에 수출해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개도국의 모델이 돼 왔다.
기술이전은 기본적으로는 민간기업간의 문제이다. 일본도 과거 구미기업의 기술을 모방,열심히 노력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첨단기술을 갖게 됐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현실은 기술을 이전해 줄 수 있는 일본의 민간기업이 직접투자를 하기에 좋지않은 상황이다.
노사분규,각종 규제조치,지적 재산권 문제,한국의 수입다변화 노력 등이 일본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움츠리게 하는 요인이다.
▲과거청산 문제=한국인들이 항상 정치·경제관계에서 불만을 터트리는데 여기에는 물론 20세기 전반기의 불행한 과거청산 문제가 깔려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관계개선 노력이 제대로 한국측에 전달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고 본다.
특히 지난해 일본의 캄보디아 국제평화유지활동(PKO) 참여 등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민들은 일본이 또 군사대국화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분명 군사대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며 경제대국으로서 세계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개발원조(ODA)액은 일본이 세계 제1위였다. 또 앞으로 98년까지 5년간 이를 50% 늘릴 계획도 세웠다.
북한핵과 관련,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일본도 곧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을 들은 바 있으나 일본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핵피해국으로 어느 나라보다도 핵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은 세계속의 일본을 보지않고 양자관계로만 보려고 하기 때문에 양국관계를 제로섬 관계로 파악한다. 지난해 양국을 찾은 관광객은 1백10만(한국인) 1백40만(일본인)명을 넘어섰다. 재일외국유학생중 22%가 한국인이며 자매도시만해도 50곳이 넘는다.
일본의 과거반성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측에서도 너무 양국간의 차이점만 강조하지 말고 공통점을 더 많이 부각시켜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정리=남영진기자>정리=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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