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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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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교를 국가 제1의 정책으로 삼아오고 있다. 이같은 우선정책에 따라 외무부청사는 수도 한복판에 웅장하게 지어 위용을 과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찍이 해가 지지않는 제국이었던 영국은 2차 대전후 식민지의 잇단 독립과 경제발전의 부진으로 미·독·일·불 등에 국력이 밀렸지만 외교에 관한한 지금도 1등국이다. 미국과의 혈연적 관계와 노련한 외교기법으로 오늘날에도 외교관들 사이에는 워싱턴에 가려면 런던을 돌아서 가라는 얘기가 오갈 정도로 외교대국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국 당시 1인당 국민소득 20∼30달러에서 6천여달러가 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립된 외무부청사를 가진 적이 없다. 초기시절 외무부는 다른 부처와 함께 중앙청안에 있었고,6·25로 중앙청의 상당부분이 소실 파괴되자 휴전후 구 중부소방서옆 낡은 3층 건물에 한동안 임시로 있다가 4·19후 다시 중앙청으로 갔고 지금은 정부종합청사에 들어있다. 이따금 화장실의 악취까지 진동하여 외국손님들이 내방할 경우 불편과 실체가 이만저만이 아닌 건물이다. ◆외무부는 3공이래 줄곧 독립청사 마련을 건의했으나 그때마다 재원문제로 무산돼왔다. 얼마전 유럽을 순방했던 한승주 외무장관은 『세계 10대 교역국에다 1백60여국과 수교하고 있고 또 서울에 80여 외국 공관이 상주하고 있는데도 독립청사가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김영삼대통령에게 새청사 마련을 건의,원칙적인 건립 동의와 함께 우선 조사·설계비로 13억원의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소식이다. ◆외무부는 독립청사 건립지로 구 치안본부(현 정부 합동민원실) 자리를 희망하고 있으나 과연 수백억원의 건설비가 순조롭게 마련될 것인지 미지수다. 하지만 나라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외무부 독립청사는 물론 국빈이 묵을 영빈관의 건립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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