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하오 서울 힐튼호텔 2층 지리산룸에서는 흐뭇한 장면이 벌어졌다.일본 동경도 항구 북청산에 거주하는 일본인 가정주부 다카다 유미코씨(고전유미자·35)가 군국주의 일본의 만행을 사죄하는 뜻으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을 독립기념관 최창규관장(56)에게 전달한 것이다.
다카다씨가 전달한 돈은 30만엔(한화 2백40만원)에 불과하지만 액수에 상관없이 한일 양국 국민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작은 신호로 느껴졌다.
다카다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독립기념관을 둘러보고 일제의 만행과 한민족의 치열한 투쟁역사에 충격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다카다시는 사죄의 방법을 찾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동네에 있는 석재회사 「석승」에서 시간당 1천엔을 받고 사무직 아르바이트를 했다.
중학교·국민학교에 다니는 두 딸의 어머니인 다카다씨는 부업을 반대하는 남편 다카다 기쿠오씨(46·뉴오타니호텔 직원)를 『한국독립기념관에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고 설득,간신히 허락을 얻었다.
다카다씨는 3개월간 10만엔의 보수를 받았으나 석재회사 사장의 부인이자 아이들이 다니는 같은 중학교 학부모인 나카무라씨(46·여)가 『나도 돕겠다』고 돈을 보태 30만엔을 만들었다.
다카다씨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발행되는 월간 「마르코폴로」지에 실린 독립기념관 컬러화보를 본 딸(14)이 『일본이 이렇게 무서운 나라냐』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한뒤 『딸과 함께 일본 군국주의의 만행과 한국인들이 당한 아픔,일본정부가 어떻게 사죄와 보상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자주 얘기하곤 한다』고 말했다.<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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