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기지연·책임회피 잦아/“수입선 곧 옮길 계획” 57%/엔고 불구 대일 수출감소 “자업자득”「품질은 개선하지 않고 가격만 자꾸 올린다」 「샘플과 실제 선적품의 품질이 다르다」 「불량률이 높고 불량사실을 지적해도 개선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이상 한국기업과 거래할 수 없다며 발길을 돌리는 일본 바이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6일 무공이 우리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일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국상품과 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조사해본 결과 한국상품에 대한 일본 바이어들의 종합적인 결론은 한마디로 「불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바이어들의 평가는 곧 우리 상품에 대한 세계시장에서의 평가가 어떤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 일본 바이어들은 철저하고 완벽한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일본 바이어들의 평가를 받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바이어들의 한국상품에 대한 불신은 곧 세계시장에서 한국상품이 불신의 딱지를 달고 다니게 되는 것과 같다.
무공이 일본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조사,이날 발표한 「대일 수출 주종품목별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바이어중 57.6%가 곧 수입선을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선 전환대상국가들로는 중국(47.6%)과 동남아(23.3%),홍콩(9.3%),대만(5.8%) 등이 꼽혔다.
일본 바이어들이 이처럼 한국과의 거래를 끊고 중국 동남아 등지로 발길을 돌리겠다고 하는 이유는 한국상품의 가격·품질·애프터서비스 등 어느 것 하나 이들 국가보다 낫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바이어들이 한국상품을 수입하면서 느끼고 있는 핵심적인 불만은 품질불량,납기지연,한국기업의 불성실성 등이다. 한국상품은 불량률이 높을뿐 아니라 한국기업들이 불량사실을 지적받고도 이를 개선하려 하지않고 동일한 불량을 반복하고 있으며 심지어 김치 송이버섯 등 포장상품에는 이물질까지 섞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바이어들은 또 상당수 한국상품들이 겉으로는 훌륭해 보이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되고 샘플과 실제 선적품의 품질이 달라 믿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하면 자체 흡수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출가격을 올려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해줄 것을 요구해 일본 바이어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기일을 넘긴 뒤에야 납기 지연사유를 통보해 일본 바이어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고 제품의 하자에 대해 온갖 구실을 내세워 발뺌만 하려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엔화가 강세를 보여 일본시장내에서 외국상품의 경쟁력이 높아가고 있으나 한국상품의 대일수출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조잡하고 불성실한 태도 때문이다. 지난 5월까지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6%나 감소했으나 중국은 이 기간중 14.6%,싱가포르도 16.8% 늘었다.
대일역조가 갈수록 벌어지고 정부가 5개년 계획까지 세워 일본과의 역조를 줄여보려고 애를 쓰고 있으나 이런 불성실한 자세로 나가는 한 어떤 정책도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게 관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 바이어들의 지적은 우리 수출이 대외적인 여건 때문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태만과 불성실 때문에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드러내주고 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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