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야없이 「내각 개혁의지」 비판(초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야없이 「내각 개혁의지」 비판(초점)

입력
1993.07.07 00:00
0 0

◎“대통령 뒤쫓아가기 급급”/부처이기·정책혼선 질타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인 6일 여야는 한목소리로 내각의 개혁의지 부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회분야의 각종 개혁과제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편 이해찬(민주) 김한규의원(민자)은 각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총론부분에서 내각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민주당의 비판정도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여당보다 강도높은 수준이었지만 민자당측도 과거와 같이 무턱대고 내각을 감싸지만은 않았다.

개혁정국속에서 소외감을 맛본 정치권의 공감대가 이런식으로 표출된 것인지도 모른다.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무회의』(이해찬의원) 『대통령을 뒤쫓아가는데 급급한 내각』(김한규의원)이라는 비판을 받은 황인성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답변을 통해 나름대로 어려운 입장을 해명하면서도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의 지적뿐 아니라 일반국민의 눈에도 정부가 혼선과 무사안일의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인 듯했다.

이 의원은 질문 모두에서 곧바로 『현 정부의 개혁이 실패할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처럼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 자리를 함께 한 총리와 장관들이 새로운 시대,새로운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현 정부의 역사적 소명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개혁의 각론을 만들고 실행해야 하는 내각의 자세와 능력,그리고 문제의식에 회의를 표시한 이 의원은 황 총리를 직접 겨냥해가며 사퇴를 요구하는 강경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았지만 내각의 소극적 자세를 질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 의원은 『개혁과정에서 빚어졌던 정부내 불협화음과 부처간 이기주의,일부 수동적이고 소극적 자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문민시대에 걸맞는 철학과 의지를 갖춘 내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김 의원의 촉구엔 현 내각에 대한 여당의 불만섞인 시각이 실려있었다.

이같은 여야의 「연합공세」에 대해 황 총리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황 총리는 『내각이 역사의식과 소신이 부족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문민정부 출범초기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고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으나 앞으로 그런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총리는 국회의 지적을 이처럼 수용하면서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물러날 각오로 국민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해 나름대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내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는 과거 정권시절 국무위원들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절정을 이뤘다.

이 의원은 10·26 직후인 지난 79년 11월의 어느 국무회의 모습을 그 사례로 들었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1백억원의 예비비 전액을 보안사에 넘기는 안건을 의결하는데 반대한 국무위원이 한명도 없었다는 얘기였다.

또 한가지 사례는 5·17때의 계엄령 확대실시 결의였다. 이 의원은 『당시 국무위원들이 총칼에 굴복해 계엄령 확대실시를 결의했고 그것이 광주학살의 첫 단추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소신없는 국무위원들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군인들에게 나라와 돈을 넘겼다』면서 현 내각의 심기일전을 촉구했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