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오늘부터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이 논의하게 되는 문제가 그것이다.세계를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선진 7개국의 정상회담은 그러나 주어진 의제에 비해 어느 때보다도 불리한 여건속에서 열리게 된다. 『세계 최강국들의 세계 최약 지도자들의 화합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이번 19차 정상회담의 중심의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불황탈출」이다. 유럽공동체(EC)는 올해에 마이너스 0.5%의 성장률 후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도 최근 수년동안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고,미국과 캐나다는 높은 실업률로 허덕이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흑자축소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또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을 위해 프랑스와 맞붙을 것이다.
이번 도쿄 정상회담이 「세계 최약 지도자들의 회담」이라는 비웃음을 사는 이유는 경제보다는 정치쪽에 있다. 주최국인 일본을 비롯해서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의 대통령과 총리들이 내일을 알 수 없는 위기에 몰려있다. 또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최악의 지지율을 되돌려놔야 될 입장에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미국과 유럽은 보스니아전쟁을 강건너 불보듯 방관하고 있는 상태다. 서방측으로부터의 대규모 경제원조를 고대하고 있는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번 도쿄회담은 보다 적극적인 결론을 내려야 될 입장이다.
동서대결로 행동에 일치점을 찾을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이번 도쿄회담은 통상과 국제평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각국 정상들의 국내 입지가 불리하다는 사실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도쿄회담을 아시아에 대한 장기적 포석의 기회로 삼을 것이 예상된다. 그는 도쿄 성장회담을 마치고 서울에 오게 된다. 그의 한국방문 일정에 예정된 국회연설은 미국의 새로운 동아시아정책을 밝히는 「전략적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미국의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방문이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이고,역동적인 지역일뿐 아니라 최대의 무역상대국인 아시아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한국 국회연설은 이러한 아시아정책을 밝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아시아 안보협력을 위한 다자간 협의체 구상에 대해 클린턴 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미간의 통상현안,특히 쌀시장 개방과 같은 민감한 문제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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