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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실 대폭 줄였지만…/「축소된 공간」 그대로 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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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실 대폭 줄였지만…/「축소된 공간」 그대로 놀린다

입력
199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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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대기실등 활용 이름뿐/“전시행정의 표본” 직원들 불만정부와 기관장실 축소지침에 따라 각 부처·관공서가 갖은 방법으로 「장」들의 방을 줄였지만 방축소로 늘어난 공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총무처와 내무부에 의하면 정부 40개 부처중 35개 부처,2백21개 지방자치단체·기구중 2백2개 단체·기구가 6월말까지 기관장실의 크기를 줄였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부속실 공간을 줄여 형식적으로 회의실·상황실·민원인 대기실을 만들었으나 쓰임새가 거의 없는 유휴공간이 되고있다.

서울시장실의 경우 부속실을 시장접견실로 밀어놓고 부속실 공간을 방재종합 상황실로 만들어 기존 상황실 역학을 했던 대회의실을 포함해 상황실이 5개나 됐다.

서울지방 경찰청장실도 부속실을 줄였으나 새로 생긴 공간이 회의실도 아니고 민원인 대기실도 아닌 어정쩡한 모양으로 방치돼 부속실 직원들만 업무에 불편을 겪고있다.

새로 지은지 1년도 못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백만원을 들여 부속실을 서장집무실 안으로 밀어놓고 침실을 잘라내 50평이 넘던 서장실을 30평 남짓으로 줄였다.

하지만 민원대기실이 된 부속실 자리에서 기다리는 민원인은 거의 없으며 잘려나간 침실공간 역시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서울 노원구청은 구청장실 일부를 줄여 창고를 만들었으나 구청장실을 통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게 돼 있는데다 상장,트로피 등 잡동사니만 쌓여있다.

서울 양천구청은 국장실 5개를 모두 쪼개 사무실 5개를 새로 만들었지만 언제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알 수 없게 늘 문이 잠겨있다.

모기관장 부속실에 근무하는 김모양(22)은 『공연한 전시행정으로 부속실 직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구청의 J과장(45)은 『위에서 줄이라니까 무조건 줄였다는 표만 내려는 구시대적 발상으로 효율적 쇄신행정이 이루어지겠느냐』고 꼬집었다.<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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