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변수될 수도” 예의주시/민자/언급 자제속 「커다란 비중」 새삼 실감 눈치/청와대/“당위상 강화될 것” 밝은 표정/민주김대중 민주당 대표의 귀국은 정가에 소리나지 않게 파장을 드리우고 있다. 정가는 김 전 대표가 귀국하기전부터 그의 귀국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저울질 해왔지만 귀국이 실현되자 관심의 정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는 김 전 대표의 귀국과 관련,어떤 공식논평도 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개인적 의견표시 등 언급을 아예 피하는 모습이었다.
김포공항에 출영갔던 주돈식 정무수석조차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나가서 안부를 전했다』는 말외에는 『더 할말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당초 청와대측은 공항에 「공식 환영인사」가 나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도 주 수석이 방침을 바꿔 공항에 나간데 대해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정치적 의미보다는 인간적 예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일부에서 정치적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대해 이를 해석하는 등의 「개입」은 일절 삼가겠다는 태도다.
그러면서도 언론이 김 전 대표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 그가 자신의 의사에 관계없이 현실정치에 갖고 있는 비중을 실감하는 눈치다.
▷민주◁
민주당은 김 전 대표의 국내 존재가 「발휘」는 영향권내에 싸일 조짐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김 전 대표 귀국전부터 예견돼왔던 것이기는 하다. 특히 이기택대표의 경우 김 전 대표의 정치력을 당운영에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점에 있어서 각 계파간에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이 대표측도 그렇고 비주류측 역시 마찬가지다. 동교동계의 표정은 물어보나마나여서 더이상 밝을 수가 없을 정도다.
요컨대 김 전 대표 귀국은 앞으로 당의 판도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당내 중진인사들의 또다른 입지변화다. 이는 또 이 대표가 김 전 대표를 필요로 하는 사정과도 관련을 갖는 대목이다.
한 중진의원은 이와관련,『민주당의 물리적 지지기반이 어떠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라며 『김 전 대표의 존재가 당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따라서 김 전 대표의 공백을 대체해보려고 했던 호남출신 중진들은 제약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는 이와함께 야당이 김 전 대표 귀국이전에 비해 무게를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정국운영과 대여 주장이 보다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대표와 민주당과의 관계가 엄정한 「균형」을 견지해야 한다는 제3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소장의원은 『김 전 대표의 영향력이 당에 작용하는 양상에 따라서는 김 전 대표에게도,당에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
민자당은 표면상 김 전 대표 귀국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논평을 요구받은 강재섭대변인은 『정치를 떠난 분이므로 논평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관심이 없다기보다는 애써 무관심을 보이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황명수 사무총장은 김 전 대표 귀국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뜸 『그분은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기 때문에 김 대통령이 하는 일에 왈가왈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대표가 정치를 떠났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켰다. 김 대통령의 개혁추진을 김 전 대표가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에 은근히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
민자당은 김 전 대표가 아무리 정계를 은퇴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직자는 『김 전 대표가 귀국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당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민자당은 이처럼 공식적으로는 김 전 대표를 정치권 밖의 인물로 못박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정국의 「변수」가 될 수도 있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조재용·정광철기자>조재용·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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