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애써… 개혁에 협력/수구반동세력 강야가 막아야”4일 하오 귀국한 김대중 전 민주당대표는 「정치 불개입」을 거듭 확인하면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 성공을 강력히 희망했다.
또 민주당이 강한 야당으로 발전하기를 빌면서 자신은 앞으로 통일문제와 아시아민주화 연구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이날 환영식장이 된 김포공항 귀빈주차장에서 밝힌 귀국인사와 동교동자택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등은 귀국후 그의 거취를 가늠케하기에 크게 부족함 없는 것이었다.
우선 정가에서 나도는 갖은 추측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계은퇴 의사는 확고해 보였다. 『정치를 내가 안한다는데 누가 강제로 시키겠느냐』고 반문하는가 하면 당연시되던 민주당에 대한 조언도 「별무의사」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정치이외 영역에서 국민에 봉사할 확고한 계획과 자신을 갖고 돌아왔다』고 강조하면서 통일문제에 대한 구상을 간단히 설명했다.
이날 김 전 대표의 발언중 가장 관심을 끈것은 새정부개혁에 대한 시각. 개혁의 성공에 대한 강한 희망을 표시하면서도 우려는 씻지못하는 모습이었다.
강한 야당을 강조한뒤 『정부가 흔들릴때 수구반동세력을 막아줘야 한다』고 말한데서 우려의 내용의 드러나기도 했다.
한편으론 김 대통령과의 회동에 유보적 시각을 보이면서 「시간여유」를 언급한 대목은 그가 새정부나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한결같이 『1년정도를 기다려보고 평가해야한다』고 밝힌 대목과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귀국인사 요지는 다음과 같다.
<6개월전 참담한 심정으로 김포공항을 떠났다. 이제는 당시의 낙심과 좌절고통은 없다.
40년동안의 정채생활을 완전히 떠난 대신 앞날에 대한 확고한 설계와 국민에 봉사할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돌아왔다.
독일통일의 이모저모를 현장에서 보고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통일독일은 유럽최강국으로 부상했다. 경제사정이 좋지않다고 하지만 전도는 양양하다.
한국도 통일되면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진단도 있듯 통일한국은 위대한 나라로 건설될 수 있다. 그러나 통일에 실패하면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이런점에서 우리는 위대한 통일한국으로 가느냐,비참한 국운을 맞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는 반드시 통일돼야 하지만 독일의 재난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급작한 붕괴에도 대비해야 한다. 나의 3단계 통일방안이 가장 이런 위험이 적은 것임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정치는 결코 안한다. 내가 안하는데 강제로 시키겠느냐.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한다. 국민의 한사람으로 성공을 바라고 당연히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김 대통령이 많이 애썼고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법적 뒷받침과 제도화에 나서는 개혁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민주당이 꼭 잘돼야한다. 강한 정부앞에는 강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 누구나 오류가 있게 마련이고 자신감이 과잉으로 흐를수도 있는만큼 야당의 견제는 국가와 대통령 야당 모두의 이익이다. 또한 정부가 어려울때 수구반동세력을 야당이 막아야 한다.
민주당의 특정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사상 최대인 6천명의 대의원들이 선택한 지도부인 만큼 모두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 민주적 비판은 있어야 하지만 밖으로는 단합해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한다.
나의 삶에 대해선 나중에 역사가 정당한 평가를 내려줄 것으로 확신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여러분은 정치를 통해,나는 정치밖에서 민족과 국가를 위한 일을 하는데 경쟁하자>
김 전 대표는 이어 동교동 자택정원에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통일문제에 대해 보다 신축적인 입장을 가지게 됐다는데 내용은.
『통일은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한국의 실익에 도움이 된다. 실로 국가운명의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다.
특별히 갑작스런 북한의 붕괴에 대비해 많은 연구를 했고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갖고 왔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공개할 것이다』
정부에 직접 통일정책을 권고할 것인가.
『재단을 만들어 연구보고와 세미나를 통해 밝힐 것이다. 직접 관계당국에 건의할 수도 있다』
김 대통령과는 만날 것인가.
『못만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현재 그분이 잘하고 있어 특별히 할말도 없고 만나면 자꾸 정치와 결부시켜 의혹이 일테니 입장이 곤란할 수도 있다. 시간을 갖고 국민여론과 주변의 생각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잦을텐데…
『정치인들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학강연은 언제부터 할 것인가.
『7,8개 대학에서 과분한 제안이 있었다. 가을부터 선별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민주당의 조언 자문요청에 응할 생각인가.
『당운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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