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하오 제162회 임시국회 개회식에 이어 새로 뽑힌 선량 4명이 의원선거를 했다. 의석에 앉은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흐뭇한 표정으로 「신참의원」들의 첫인사를 경청했다. 한 의원이 『정말 아슬아슬하게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코믹성 발언을 할 때는 『물건 하나 나왔다』고 박장대소까지 터뜨리기도 했다.하지만 의원들의 웃음엔 어딘지 모르게 씁쓰레한 공허함이 강하게 묻어있는 것 같았다. 이날 의원선거를 한 이용삼 최욱철 심형식 이재명의원은 모두 재산공개 파문이나 비리사건 연루 등으로 중도하차한 김재순 김문기 유학성 이원조 전 의원의 자리를 넘겨 받았다.
지난 4월의 임시국회에서도 의원들은 강경식 박종웅 손학규 유성환 강부자의원 등 5명의 의원선거를 지켜보았다. 또 오는 9월의 정기국회 때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된 대구동을 등 두곳의 보궐선거에서 뽑힐 의원 2명의 의원선거가 이미 「예약」 돼있다.
새정부 출범이후 국회가 열릴 때마다 낯익었던 동료의원의 얼굴이 보이지 않고 대신 「새얼굴」의 인사를 받는 셈이다. 그만큼 우리 국회는 개혁과 사정의 바람속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 의원들의 마음이 결코 편할리가 없다. 본회의가 끝난뒤 한 여당 의원들은 『새로 뽑힌 분들의 인사말을 듣다보니 문득 「다음 국회에서는 몇명이나 바뀌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재산공개 때 틀림없이 다치게 되는 사람이 나올텐데…』라고 착잡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의원들은 한결같이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으로 『지난번 재산공개 때와 크게 달라질게 있겠느냐』고 말하지만 일말의 불안감은 떨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있게 되는 재산등록에는 허위 및 누락신고에 대한 제재도 뒤따르고 또 실사도 있게 된다. 지난번 재산공개 때와 재산목록이 다르거나 액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에는 여론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돈안드는 깨끗한 정치」를 위한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산공개를 앞둔 착잡한 마음이 의사당을 짓누르고 있는 임시국회 첫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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